이혼 삽화./사진=이지혜 디자이너

결혼 8년 차인 남편 A씨와 아내 B씨는 유치원생 딸을 둔 부부다. 두 사람은 오랜 연애 끝 결혼한 맞벌이 부부로 두 사람의 생활은 딸이 태어나기 전까지 바빴지만 평온했다. 하지만 자녀가 태어난 뒤 아내 B씨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몸과 마음이 급격히 쇠약해졌고 남편 A씨의 적극적인 가사 분담으로도 개선되지 않았다.

심지어 아내 B씨는 고된 육아로 인해 부부관계도 거부했고 남편 A씨는 그런 아내를 이해했으나 그 기간이 어느덧 6년이 됐다. A씨는 두 사람의 관계 회복을 위해 B씨의 환심을 사려 노력했지만 번번이 헛수고였다.

A씨는 관계 회복을 위해 부부 상담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B씨는 '나를 정신 병자로 몰 생각이냐'는 등의 극단적인 말로 A씨를 무안하게 만들었다. 결국 갖은 노력에도 마음을 열지 않는 아내와 이혼을 결심한 A씨.

Q) 부부 간 오랜 성관계 거부도 이혼 사유가 되는지 궁금하다. A씨가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경우 아내 B씨의 유책이 인정될 수 있을까.

A) 인정될 수 있다. 우리 법원은 단순히 일정 기간 부부관계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혼을 인정하지 않고 더 나아가 이로 인해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비로소 이혼을 인정한다.

우리 법원이 배우자의 수년간의 부부관계 거부를 이혼 사유로 인정한 경우는 해당 문제를 부부가 노력해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보아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다. 위 사례는 남편의 오랜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부 상담마저 거절한 아내에게 혼인 관계 파탄의 원인이 있다고 인정될 수 있다.

Q) 남편 A씨는 아내의 모진 말과 성관계 거부로 인해 자존심이 상하면서 수년간 고통 받아왔던 부분을 이혼 소송 과정에서 위자료로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배우자의 잠자리 거부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위자료로 청구하는 것이 가능할까.

A) 가능하다. 위자료 청구는 혼인 파탄에 이르게 한 원인을 제공한 유책 배우자에게 파탄 과정에서 받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것이므로 부부관계 거부와 그 과정에서의 폭언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충분히 가능하다.

법무법인 차원 장윤정 변호사 사진. /사진=송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