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자본시장법과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주가 조작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가 구속됐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자본시장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 구인 피의자대기실에서 구속 여부를 기다리던 김 여사는 곧바로 수감 절차를 밟게 됐다. 독거실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 여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시세 차익 8억1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가 있다. 아울러 건진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선물과 함께 청탁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전날 오전 10시쯤부터 오후 2시30분쯤까지 약 4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이날 심문에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한문혁 부장검사를 포함한 검사 8명이 참석했다. 김 여사 측에서는 최지우·채명성·유정화·배보윤 변호사가 나왔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여전히 측근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측근들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이 법원에 제출한 구속 의견서만 840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여사 측은 주가 조작인지 알지 못했고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요구하거나 지시한 적 없으며, 건진법사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것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소환 조사에 성실히 응한 점, 휴대전화가 압수돼 증거인멸을 할 수 없는 점,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이른바 '집사 게이트', 양평 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특혜 의혹,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