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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병원에서 열린 재판…"치매환자에게 치료적 처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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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병원에서 열린 재판…"치매환자에게 치료적 처벌을"

2018년 12월 한 가정에서 남편이 아내를 폭행하고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60대의 남편 A씨는 아내에게서 핀잔을 듣자 참지 못하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내 살해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심리 끝에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2심에서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A씨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살인죄의 양형기준을 보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는 만큼 선고 결과만 놓고 보면 의외 였습니다.

 

형법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①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살인죄가 인정된 사람에게 집행유예 선고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 같은 판결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치매가 감형 판단의 주된 요인이었습니다.   


이날 항소심 선고는 치매를 앓고 있는 A씨가 입원 중인 경기도 고양시의 한 병원에서 이뤄졌습니다.

 

A씨는 중증 치매 환자로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으며 범행 후에는 상태가 더욱 나빠져 구치소를 찾아온 딸에게 "왜 엄마는 같이 오지 않았냐"고 묻는 등 아내를 살해한 것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피해자의 자녀들은 A씨의 선처를 바라며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적극적으로 탄원했습니다.


이에 법원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5년의 집행유예 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명했습니다. 또한 구치소가 아닌 치매 전문병원으로 주거를 제한한 상태에서 계속 치료받을 것을 명령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 대한 '치료적 사법' 절차에 따른 판결입니다.

 

1987년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 데이비드 웩슬러의 연구에 의해 처음 등장한 치료적 사법은 유무죄를 가리는 재판 대신, 유죄 인정 피고인의 치료와 재사회화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만약 A씨가 별도의 치료 없이 징역형을 살게 될 경우 그의 공격적 치매 성향은 더욱 악화하고 재사회화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은 “치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A씨를 교정시설로 옮기는 것은 현재나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해 정당하다는 평가를 받기 어렵다”, "실형을 선고하기보다는 치매전문병원에서 계속적인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모든 국민과 인간이 존엄 가치를 지닌다고 선언한 헌법과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 사건 선고를 내린 재판부는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시행한 재판부입니다.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에게 직권 보석 뒤 '치유법원 프로그램' 이행을 명령했고, 이를 잘 수행하자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형한 바 있습니다.

 

범죄자에게 ‘효용 없는 처벌’에 그쳤던 우리 사법부가 문제해결에 초점을 둔 의미 있는 판결이었습니다. 이미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치료적 사법’, 우리도 이제 첫발을 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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