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키맨' 이기훈씨가 목포에서 체포돼 11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으로 호송되어 오고 있다. 2025.09.11. /사진=머니투데이 DB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앞서 이 부회장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약 2개월 동안 도피 생활을 이어갔는데, 특검팀은 도피를 도운 조력자 8명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11일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날 저녁 조사를 완료하는 대로 곧바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며 "이 부회장의 도피를 도와온 주요 조력자 8명을 파악해 출국 금지했다. 이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도피를 도운 자들의 죄상을 밝혀 엄중 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7월14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이 부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7월17일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사전 설명 없이 불출석하고 도주했다.

특검팀은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공조해 통신 및 계좌거래내역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수십 명의 주변인 탐문, CCTV 동선 분석 등 추적 수사 끝에 이 부회장이 목포의 빌라촌 밀집 지역에서 은거 중인 사실을 파악하고 체포했다.

이 부회장은 도주 후 서울이 아닌 경기도 가평·목포·울진·충남·하동 등 펜션을 전전하며 도피를 계속하다가 지난달부터 목포 소재 원룸 형태 빌라에 단기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머물러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체포 당시 이 부회장은 휴대전화 5대, 데이터전용 유심 7개 등을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이 부회장 등 삼부토건 경영진들이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는 것처럼 현지 지자체 등과 허위 MOU를 반복적으로 체결해 홍보했다고 본다. 이를 통해 1000원대이던 삼부토건 주가를 불과 두 달 만에 5500원까지 폭등시킨 뒤 보유 주식을 팔아 369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이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특검팀은 의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특히 삼부토건 현 경영진이 옛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삼부토건의 '그림자 실세'로 불린다. 코스닥 상장사 웰바이오텍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 부회장은 과거에도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