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2개월 정직' 징계 결정을 재가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의표명한 데 대해서는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법무부 징계위는 전날(15일) 오전 10시30분부터 이튿날인 이날 오전 4시까지 2차 심의를 진행한 뒤 윤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해임·면직·정직·감봉 처분의 경우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징계를 집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징계위 의결부터 법무부 장관의 제청, 대통령까지 이틀 만에 속전속결로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처분이 완료된 것이다. 사진은 징계위가 열린 지난 15일 퇴근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뉴스1 DB) 2020.12.16/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처분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된 김관정·이정현 검사장의 진술서 내용이 상당 부분 거짓이란 주장이 당시 검찰 실무자로부터 나왔다. 징계위는 당시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당시 대검 형사1과장)을 상대로 진술서 내용을 질문했으나 징계 처분에는 박 부장검사의 답변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17일 머니투데이 더엘(theL) 취재를 종합하면 김관정 검사장은 "지난 6월 19일 대검 형사부 과장, 연구관 전원이 ‘채널A 사건’ 관련자인 이동재 전 기자 등에 대한 무혐의 보고서를 썼다"며 "그러나 직전 대검 형사 과장들은 이 전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했었다"고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검장은 "(채널A 수사팀에서) 전달된 자료를 일부 대검 형사부에 공유를 하니까 그때는 ‘혐의가 된다’고 했는데, 이후 전체 자료를 공유하자 무혐의로 입장이 바뀌었다"고 했다고 한다. 김 검사장은 당시 대검 형사부장이었다.

이에 대해 박영진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보고서는 녹취록, 편지 전체내용과 대조, 분석결과 원문을 일방적으로 발췌, 짜깁기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한 부분이 매우 많았다. 6월 9~12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보고서만을 기초로 한 검사장 압수수색 영장 청구 보고 당시에는 적어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혐의 인정 가능성은 높고 한 검사장은 불분명하나 수사의 필요성은 있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 전 기자 변호인이 수사절차 이의를 제기하고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건의하는 진정서에서 수사팀 보고서에는 누락된 반대 취지의 녹취록과 편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을 보고 혐의성립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당시 김 검사장에게 원문 확인 필요성을 수차 건의했고 뒤늦게 6월 18일에서야 받은 원문자료 전체를 검토하니 당시까지 수사결과로는 혐의인정이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당시 김 검사장은 6월 12일 이전에 이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으로부터 부산지검 녹취록 전문 등 증거자료를 보고받아 갖고 있었다. 한 검사장 압수수색 영장 청구 보고 당시 대검 부장회의에 보고하지 않았고 녹취록 등 원문을 직접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박 부장검사의 수차례 건의에도 불구하고 그간 숨겨뒀다가 대검 부장회의 전날인 6월 18일 오후에서야 비로소 형사1과장에게 전달했다는 게 박 부장검사의 주장이다.

박 부장검사는 연구관 2명과 함께 녹취록, 이동재 편지 등 증거자료를 분석해 작성했고 그 다음날인 19일 아침 증거자료와 겨과를 형사2과장과 다른 연구관들과 공유해 검증했다.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이 개입하거나 의견개진을 한 것은 전혀 없었다고 박 부장검사는 밝혔다.

즉 김 검사장은 자신이 녹취록 등 무혐의 증거자료를 감추고 있었다는 사실은 진술서에 쓰지도 않고 대검 형사과 과장과 연구관들이 입장을 바꿨다는 점만 강조해 마치 윤 총장을 비호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이정현 검사장의 진술서 내용 역시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채널 A 사건을 수사 지휘했던 이정현 검사장은 "(채널 A 사건이 무혐의라는) 대검 형사부 보고서를 받아봤는데, 완성도가 높은 보고서라서 의심이 갔다"며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미리 준비한 자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부장검사는 "형사1과는 수사정보정책관실과는 사건 관련한 의견교환 자체가 전혀 없었다"며 "윤 총장의 부당한 개입으로 엮으려는 억측"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널A 사건은 객관적 실체없는 의혹에 대해 총장, 한동훈을 타겟으로 무리한 수사를 진행한 것이고 김관정, 심재철 등이 이에 동조하여 총장 지휘를 패싱하려 했던 것이 그 본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