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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파괴됐는데…" 123억 전세사기범, 징역 15년·추징금 10억

/사진=뉴시스

123억대 전세사기를 벌인 남성이 약 4년 간 진행된 재판 결과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 대부분은 주거지가 필요한 청년·신혼부부·노인이다. 범행으로 전세 자금을 잃어 가정이 깨지고, 가족이 사망한 경우까지 있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5단독 남인수 부장판사는 사기·업무방해·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부동산 임대회사 대표 A씨(42)에게 지난달 30일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9억9400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다양한 방법으로 빌라 입주 희망자들을 속여 거액을 가로챘다. A씨는 2016년 10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이중계약 사실을 숨기거나 담보신탁 등기를 말소해주겠다고 거짓말하는 등의 방법으로 세입자 110명을 속이고 보증금 123억원을 받은 혐의(사기)로 2019년 초 기소됐다. A씨는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7년 2월부터 약 2년 간 전세보증금을 부풀린 '업계약서'를 이용해 세입자들이 은행에서 전세자금 9억9400만원을 대출받게 한 혐의(업무방해)도 받는다.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인근 빌라를 다량 매입해 사업을 확장했지만 아무런 반환 대책 없이 보증금 일부를 빌라 신축 등 사업으로 무분별하게 사용했고 결국 전세금 반환 요청에 응하지 못해 세입자들의 집단 고소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범행의 피해자는 대부분 삶이 파괴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사회초년생인 한 피해자는 대출받은 전세보증금을 모두 잃고 작은 월세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월급 대부분은 대출금 갚는 데 쓴다고 한다. 또다른 피해자 대신 소송을 하던 딸이 올해 스트레스성 위암으로 숨지는 일도 생겼다.

우울증에 걸리고 가정불화가 심해져 이혼 위기에 처한 피해자도 많다. 한 피해자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가족 간 다툼이 잦아지고 돈이 없어 애들 학원도 보내주지 못하고 있다"며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 심한 죄책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사진=뉴스1

A씨는 사건 피해자들이 자신을 모함·선동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명예훼손), 한 세입자가 점유하고 있는 집의 짐을 동의 없이 수거한 뒤 주택을 다른 세입자의 임시주거지로 제공한 혐의(주거침입)도 받는다.

A씨는 구속 기소된 뒤 피해를 변제하겠다고 약속하고 지난해 1월 보석을 허가받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으면서도 "피해자들의 고소가 없었다면 자금이 순환돼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공소사실과 증거 대부분을 부인했다.

A씨를 재판에 넘긴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총 52회의 공판 기일이 진행되는 동안 피해자 등 126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또 2만2000쪽의 기록을 검토하고 피해 내용과 변제 내역을 확인하는 등 광범위한 양형조사를 실시해 법원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성남지청은 결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과 9억9400만원 추징을 구형했고 법원은 선고공판에서 검찰의 구형대로 판결했다. 사기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다. 여러 죄를 범할 경우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어 15년이 최고형량이다.

검찰 관계자는 "다수 피해자의 전세보증금과 집을 잃게 만들어 가족관계가 무너지거나 사망하는 등 회복이 불가능한 막대한 피해를 입힌 죄질이 매우 불량한 사건"이라며 "앞으로도 서민 다중피해범죄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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