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사진=뉴스1

2012년 파업을 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을 받은 MBC 노동조합 집행부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업무방해·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영하 전 MBC 언론노조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5명의 상고심 선고 기일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파업이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 5명에게 50~100만원의 벌금을 선고한 원심 판결도 확정했다. 다만 소송 도중 사망한 이용마 기자에 대해서는 공소기각을 결정했다.

정 전 위원장 등은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2012년 1월30일부터 7월17일까지 170일 간 파업해 MBC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아울러 위법 수단으로 김재철 전 MBC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취득해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하고 사옥 중앙현관에 페인트로 구호를 써 재물을 손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1심은 목적과 수단이 정당한 파업이라는 이유로 업무방해·정통망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불법으로 취득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봤다. 다만 재물손괴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50~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2심도 1심의 손을 들어줬다. 사측이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파업을 한 게 아니어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이 같은 판단이 잘못되지 않았다며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쟁의행위는 근로조건, 환경의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어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면서도 "공정방송을 위해 근로조건이나 시스템을 개선하자고 요구했는데, 사측이 이를 거부했으면 공정방송, 근로조건 개선, 쟁의행위가 연결된다"고 했다.

이어 "이 경우 근로조건, 환경 개선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므로 목적이 정당하다고 인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