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의 02-724-7792

법 뉴스

"내 카드 써" 허락받아도 이렇게 썼다간…'부정사용' 무죄→유죄된 이유

대법원.

신용카드 주인에게 허락을 받고 카드를 빌렸더라도 얘기한 목적과 다르게 사용할 경우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부정사용'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최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9년 당시 춘천교도소에 수용 중이던 피해자 B씨에게 편지를 보내 "항소심 재판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성공사례비를 먼저 줘야 한다"며 교도소에 영치된 B씨 명의의 신용카드로 성공사례비를 지불한 뒤 카드대금을 갚아주겠다고 한 뒤 카드대금을 갚지 않고 일부 결제금액은 변호사 선임비 이외에 쓴 혐의(사기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한달여 동안 B씨의 신용카드로 23회에 걸쳐 결제한 금액은 3000만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2700만원만 변호사 선임비용으로 쓰였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신용카드를 생활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었고 B씨를 속여 카드를 교부받았음이 인정된다"며 사기와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를 전부 유죄로 판단, 각각 징역 6월과 징역 4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씨의 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는 무죄라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신용카드 부정사용은 카드 자체를 기망해 취득한 후 소유자 또는 점유자의 의사에 의하지 않고 카드를 사용한 경우에 인정된다"며 "A씨가 편지에서 부족한 변호사 선임비를 B씨 카드로 일시적으로 결제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취지로 말한 점 등에 비춰볼 때 B씨가 A씨에게 자신의 카드 사용권한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A씨가 당초 얘기한 것과 달리 B씨의 돈을 사용하긴 했지만 B씨로부터 카드 사용권한을 받은 만큼 부정사용으로 보기는 어렵고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항소심의 이 같은 판단에 오류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카드 주인을 속여 카드를 받았다면 형식적인 사용권한을 부여받았더라도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006년에도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기망(남을 속임)으로 취득한 신용카드'에 대해 "소유자 또는 점유자의 의사에 반해 사용된 신용카드"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2006년 판결 이후에도 형식적으로 사용권한을 부여받은 신용카드 사용이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죄에 해당하는지 두고 하급심에서 혼선이 있었다"며 "이번 판결은 관련 부분을 좀더 명확히 해 구체적 판단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