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백현동 특혜 의혹'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3.04.14.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2일 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김 전 대표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알선수재 혐의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사항을 알선하고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한 사람에게 적용된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가 잘되도록 공무원을 알선해준 대가로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정모씨로부터 현금 77억원과 5억원 상당의 함바 식당(공사 현장 간이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백현동 의혹은 한국식품연구원이 이전하고 남은 땅에 아파트를 세우기 위해 비리가 동원됐다는 의혹이다. 정 대표는 2014년 1월 한국식품연구원과 매각합의서를 작성하고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성남시에서 2단계 부지용도 상향을 거부해 개발이 막혔다.

그런데 정 대표가 2015년 1월 김 전 대표를 영입했고, 그해 9월 성남시가 해당 부지에 대한 4단계 용도 상향(자연녹지→준주거지)을 승인했다. 민간 임대 비율이 100%에서 10%로 줄고, 분양 가능 주택 비율이 90%로 늘면서 아시아디벨로퍼가 약 3000억원의 분양 수익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현 더불어민주당 대표)과의 친분을 이용해 백현동 사업 인허가를 위한 로비를 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했다. 김 전 대표는 2006년 성남시장 당시 이 대표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4월부터 1년 간 구속된 상태였기 때문에 로비를 할 수 없었다며 앞서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옥중에서 측근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이 대표와 가까운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소통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검찰은 당시 시장인 이 대표를 대상으로 불법적인 알선 정황을 알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