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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판결 11건 중 10건 징역 집유…법원, '재발'에 민감했다

[theL] 법원, 사고이력 · 안전조치 위반전력 예의주시

/사진=뉴스1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장 책임자에 대해 유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그간 전국 법원에서 판결(1심)이 선고된 11건을 분석한 결과 징역 실형 선고는 1 건이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재해 발생 사업장의 과거 사고 이력과 향후 재발방지책 마련 여부가 중요한 양형 요소로 작용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21일 중대재해처벌법상 산업재해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주식회사 제효 대표이사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법인에게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서울에 있는 사업장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1호 기소'여서 주목을 받았는데, 대표이사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이다.

A씨는 지난해 3월 건물 신축 현장에서 근로자가 환풍구로 추락해 숨진 사고에 대해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사전에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회사가 1997년 설립된 이래 별다른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A씨의 양형에 참작했다. 제효가 사고 이후 공사현장의 위험성 평가를 실시한 점 또한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 것'으로 봐 A씨에게 유리하게 반영했다. 다만 제효 측이 추락방지망 설치 등 안전조치 의무를 과거 여러 차례 위반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점은 불리한 양형요소로 명시했다.

지난 4월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내려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1호 선고' 역시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이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4단독은 요양병원 증축 공사 현장에서 벌어진 하청업체 근로자 추락사고와 관련해 기소된 온유파트너스 대표에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 판결에서도 회사가 향후 재발 방지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대표이사에게 관련된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들었다.

법 시행 이후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징역 실형이 선고된 건은 한국제강 사건인데, 이 역시 △과거 산재발생 △의무위반 내역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사건을 심리한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강지웅)는 지난 4월 한국제강 대표이사 B씨에게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B씨가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해 2011년 벌금형을 확정선고받은 데 이어 2021년 5월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재차 벌금형을 받은 점을 지적했다. B씨는 1심 판결에 앞서 상당한 위로금을 지급하고 유족과 합의했지만 구속을 면할 수 없었다.

당시 재판부는 한국제강의 과거 사망사고·의무위반 내역과 B씨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전과를 나열하고 "종사자의 안전권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며 "안전보건 관리체계의 조치 및 이행에 관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다른 사업장에 비해 긴절(緊切)했다"고 판시했다. B씨는 올해 8월 항소심에서도 1심의 판결이 유지되자 상고를 포기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은 아직 양형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아울러 현재까지 판결이 선고된 사건들은 모두 중소규모 원청업체 대표이사 혹은 소유주가 재판에 넘겨진 사안이다. 관련 혐의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대기업 경영진은 정도원 삼표산업 회장이 사실상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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