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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스쿨존 초등생 참변…운전자는 징역 7년→5년 감형, 왜

'민식이법' 시행 이후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첫 사망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2일 인천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한 택시가 위험한 주행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길을 건너던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40대 남성 A씨가 2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는 24일 A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피해자 유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혔다는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며 "범행 동기와 정황, 가족관계 등을 모두 고려해 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가 '상상적 경합'을 적용해 A씨의 음주운전과 B군을 숨지게 한 행위를 합쳐서 판단하면서 형량이 줄었다. 상상적 경합은 한 개의 범죄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되는 경우다. 형법에 따르면 가장 무거운 범죄에 대한 형을 피고인에게 선고해야 한다.

1심에서는 이와 달리 '실체적 경합'을 적용해 A씨가 음주운전을 한 것과 B군을 숨지게 한 행위를 분리해 각각의 범죄 행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과 같이 하나의 운전행위로 1명이 사망하면 각각 범죄행위가 성립하지만 이는 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것"이라며 "원심은 이를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해 법리 오해가 생겼고 당심에서는 하나의 죄로 처벌해 (형이)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공탁금도 감형의 요소로 작용했다. 공탁은 피고인이 피해회복을 위해 법원에 공탁금을 맡기는 제도다. A씨는 1심 선고 전 3억5000만원, 항소심 선고 전 1억5000만원을 공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초범이고 사죄의 뜻을 밝히며 유족들에게 1심에서 3억5000만원, 당심에서 1억5000만원을 공탁했다"며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공탁 사실은 매우 제한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주장한 도주치사 혐의는 무죄라고 봤다. A씨가 사고 직후 현장과 15~20m 떨어진 주거지에 차를 주차하고 다시 현장에 돌아왔고 주변 사람들에게 본인이 사고를 냈음을 밝혔으며 체포되기 전까지 피해자 주변에서 자리를 지켰던 점을 고려하면 도주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초등학교 후문에서 귀가하던 초등학교 3학년 학생 B군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체포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08%)을 넘는 0.128%였다.

1심에서 검찰은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음주운전과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등 혐의는 인정했지만 도주치사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검찰은 1심과 동일하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도주 고의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 측과 합의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스스로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싫다"며 "어떤 선고 결과를 받더라도 속죄하는 마음으로 성실히 수감 생활을 하고 죗값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선고 직후 피해자의 아버지는 취재진을 만나 "다음주 토요일이면 아이가 하늘나라에 간 지 1주년"이라며 "오늘 판결에 대해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징역 5년을 믿을 수가 없다"며 "공탁을 받을 의사가 전혀 없다고 누차 얘기했음에도 일부 참착한 부분도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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