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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청와대' 조직적 선거 개입 인정…법원 "청탁수사, 중대범죄"

[theL] 법원, '울산시장 선거개입' 송철호·황운하·백원우 징역 실형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29.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이 29일 1심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청와대 인사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송 전 시장의 당선을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점을 사법부가 인정한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재판장 김미경)가 이날 유죄로 판단한 혐의는 크게 수사청탁 등 공직선거법 위반과 이른바 '하명수사' 등 직권남용이다. 송 전 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부시장이 2017년 9월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당대표)의 비위 정보를 문모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전달했고 문 전 행정관이 작성한 범죄첩보서가 백 전 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을 거쳐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던 황 의원에게 전달돼 '하명수사'가 이뤄졌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재판부가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황 의원이 당시 수사 진행 상황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김 전 시장 주변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들을 부당하게 인사 조처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경찰 조직과 대통령 비서실의 공적 기능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사적으로 이용해 투표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려 한 선거 개입 행위는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송 전 시장과 황 의원, 백 전 비서관, 박 전 비서관은 차례대로 공모해 차기 시장에 출마 예정인 김 전 시장의 측근을 수사하게 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했다"고 적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2018년 2월 송 전 시장의 당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경선 포기를 대가로 공기업 사장 등 공직을 제안한 혐의로 기소된 한병도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시장의 핵심 공약이었던 산재모병원 예비타당성 조사 탈락 발표 시점을 조율한 혐의로 기소된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이진석 전 사회정책비서관에 대해서도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가 송 전 시장 등에 대해 실형을 선고한 데는 권력기관의 선거 개입을 엄단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날 "선거제도와 국민의 참정권을 직접 위협한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투표권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 개입은 엄중한 처벌로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할 공익상 필요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번 1심 선고는 검찰이 2020년 1월29일 공소를 제기한 뒤 3년 10개월 만에 나왔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선출직 공무원이 당선이 무효가 되지만 재판이 3년 넘게 이어지면서 송 전 시장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상태다. 황 의원은 역시 1심 판결이 의원직 상실형이지만 국회의원 임기 만료인 내년 5월까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 가능성이 희박해 임기를 끝까지 채울 가능성이 높다.

한편 피해 당사자인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헌법 파괴, 정치 테러에 대해 일부나마 실체가 밝혀진 데 대해 다행"이라며 "숨겨져 있는 배후 몸통을 찾아내 다시는 이런 헌정파괴 행위가 생기지 않도록 발본색원해야 할 일이 남아있는 과제"라고 말했다. 또 "더 이상 늦기 전에 수사가 중단됐던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임종석(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국(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에 대한 수사가 재개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황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과 불리한 증거만 조합해 검찰의 표적수사에 꿰맞추기 판결을 한 재판부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항소해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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