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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강남역 맨홀 추락사한 남매…法 "서초구가 16억 배상"

[theL] 유족, 서울 서초구 상대로 소송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8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일대 도로가 침수돼 있다. 2022.08.08./사진=뉴시스
지난해 8월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서울 강남역 주변 맨홀에 빠져 숨진 40대 남매의 유족에게 서초구가 16억여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부장판사 허준서)는 남매의 배우자·자녀 등 유족 4명이 서초구를 72억여원을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지난 14일 이같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A씨(49세)·B씨(46세) 남매는 지난해 8월8일 밤 10시49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ESA아파트 앞 왕복 2차로 도로를 건너다 뚜껑이 열린 맨홀에 빠져 숨졌다.

이들은 사고 당일 저녁 차량을 몰고 현장을 지나다 폭우 탓에 차량의 시동이 꺼지자 견인차를 부르기 위해 대피했고, 비가 잦아들자 걸어서 귀가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배상법에 따르면 공공시설의 설치·관리상 하자로 발생한 피해는 기본적으로 국가·지자체가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재판부는 이를 적용하면서 서초구의 사전 조치가 법률적 책임을 면할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서초구가 2017년 사고 지역에 잠금장치가 있는 맨홀뚜껑을 설치했다고 항변한 데 대해 재판부는 "잠금장치가 역류에 따른 개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도난이나 차량의 충격으로 인한 개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지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사고 지역은 낮은 지대와 항아리 지형 등으로 인해 홍수·집중호우 때마다 침수가 발생했고, 2011년 7월 집중호우에서도 사고 지역의 하수도가 역류했다"며 당시 사고에 예측가능성이 없었다는 서초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서초구가 맨홀뚜껑 이탈을 즉시 확인하거나 조치하기는 어려웠던 점, 숨진 남매도 도로의 상태에 주의할 필요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서초구의 배상 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배상액 산정에는 남매 중 B씨가 생전 공인회계사로 근무하며 억대 급여·상여금을 받은 점 등이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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