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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부활한 법관 연수예산…바뀐 게 없다

대법원 /사진=뉴스1
재임용된 판사를 대상으로 한 단기 해외연수 사업이 외유성 논란을 빚자 지난해 정부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예산이 다시 살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사업 효과가 불분명하고 지적했지만 제도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 '깜깜이'·'외유성'이란 꼬리표도 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연임법관 해외연수 사업에 예산 12억원이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과 2023년에도 매년 10억원대 예산이 집행됐다.

연임법관 해외연수 사업은 법관 경력 11년차, 21년차 등에 재임용된 법관들에게 8박9일 동안 해외 사법제도를 살필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2009년 도입됐다. 하지만 나랏돈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오고 연수결과보고서는 국회를 포함해 외부에 일절 공개하지 않고, 당초 목적에 맞지 않는 외유성 연수를 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기재부는 지난해 2024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사업효과가 불분명한 해외연수 사업을 폐지한다'는 이유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후 국회에서 극적으로 예산이 부활했지만 어떠한 개선도 없이 작년과 그대로 사업이 시행 중이다.

법관들의 해외연수 결과보고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보고서 제출을 요구하는 국회에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해외사법자료에 대해 열람이나 대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규를 근거로 응하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해 대법원은 국회에 연수보고서 대신 보고서 '목록'만 제출했는데, 드러난 제목으로 추정하면 '해외법원 건축', '국내 로펌의 해외지출현황' 등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못할 만큼 기밀이 포함된 자료인지 문제를 제기할 만한 사례가 적잖다.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했지만 결과보고서엔 프랑스에 대한 연구결과만 작성하는 등 내용이 부실한 경우들도 있었다.

반면 정부와 국회는 세금을 들여 다녀오는 모든 출장과 연수, 훈련에 대해 의무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국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 사법부만 자체 내규를 방패로 어떠한 감시도 받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연수사업은) 법관의 전문화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질 높은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이며, 평생법관 제도 정착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며 "일부 연수국가에 대해 연수 목적에 부합하는 예산 집행인지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국회 지적사항을 반영해,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연수 국가 선정이나 연수 내용 선정에 유의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할 때 제도개선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당국으로서 제도를 제대로 운용하는 내실화 노력을 (대법원에)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이 부분을 짚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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