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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레드카드' 준 담임 교체 지속 요구한 학부모..법원 "교육활동 부당 간섭"

/사진=대한민국 법원
자녀에게 '레드카드'를 준 처분은 교사의 아동학대라며 담임교사 교체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교육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낸 학부모가 파기환송심에서 패소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행정1부(재판장 양영희 수석판사)는 학부모 A씨가 교육 당국을 상대로 낸 교권보호위원회 조치 처분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아들 B군이 교사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벌칙으로 방과 후 청소를 한 다음날부터 상당 기간 동안 담임 교체를 반복적으로 요구한 것은 교원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기 중 담임에서 배제되는 것은 해당 교사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고 인사 상으로도 불이익한 처분이다"라며 "설령 해당 담임 교사의 교육법에 문제가 있더라도 구체적인 해결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교권보호위원회 의결 결과가 부당하다거나 이에 따른 교장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재량권 일탈·남용에도 해당하지 않아 적법하다"고 했다.

사건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북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 교사 C씨는 '레드카드' 제도를 운영했다. 교실 칠판에 레드카드를 붙여두고 수업시간에 잘못한 학생이 있으면 학생의 이름표를 레드카드 옆에 붙였다. 이름표가 붙은 학생들은 방과 후 교실 청소를 해야 했다.

같은 해 4월 B군이 페트병을 손으로 비틀어 큰 소리를 냈고, C씨는 B군의 이름표를 레드카드 옆에 붙이고 방과 후 14분간 교실 청소를 하게했다.

이에 A씨는 레드카드 옆에 이름을 붙이고 교실에 남겨 청소를 시킨 것이 학대행위라며 담임 교체를 요구하고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한편으로 C씨는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에 '교육활동 침해사안'으로 신고했다. C씨는 사건 이후 불안·우울증세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권위는 A씨의 행동이 교육활동 침해행위라고 만장일치로 결론내리고 A씨에게 '반복적인 부당간섭을 중단하도록 권고한다'는 통지서를 보냈다.

이에 A씨는 교권위의 권고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했으나 2심은 "훈육에 따르지 않는 아동 이름을 공개하거나 강제로 청소 노동을 부과하는 것은 인간 존엄성 침해행위"라며 원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이 판결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고가 반복적으로 담임 교체를 요구한 행위는 교육활동 침해행위인 '반복적 부당한 간섭'에 해당한다"며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법한 자격을 갖춘 교사가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이 존재하는 영역인 학생에 대한 교육 과정에서 내린 판단과 교육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존중돼야 한다"며 "학부모의 담임 교체 요구는 비상적인 상황에서 보충적으로만 허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한편, C씨는 헌법재판소에 이 사건과 관련해 아동학대 혐의가 있다며 기소유예한 검찰의 처분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지난해 10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검찰 처분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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