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유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공동취재) 2024.9.3/사진=뉴스1

마약류를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유아인은 선고 직후 "많은 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제25형사부(부장판사 지귀연)는 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를 받는 유아인에 대해 징역 1년과 벌금 200만원 및 추징금 154만8272원 가납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약물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선고 직후 유아인의 도주가 우려된다며 법정에서 구속했다.

재판부는 3차례의 대마 흡연 혐의와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 투약한 혐의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대마 수수로 인한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교사 혐의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은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범행 기간·횟수·방법·그 양 등에 비춰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은 그 의존성과 중독성 때문에 관련 법령으로 엄격히 관리되는데 엄홍식은 그 법령의 허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기록에 나타난 여러 정황을 볼 때 향정신성 의약품 의존도가 심각해 (유아인의) 재범 위험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며 "의료진 중 일부가 프로포폴 등 과다 투약에 대한 위험성을 명확히 설명하고 주의를 줘도 계속 범행을 저질렀으며 수면 마취제, 수면제 등에 의존하면서 대마를 흡연하는 등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이 낮고 관련 규제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다만 "오랜 기간 동안 수면 장애·우울증을 앓아왔고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 투약·매수한 주된 동기 역시 잠을 잘 수 없던 고통 때문으로 보여 어느 정도 참작했다"며 "약물 의존성을 솔직히 고백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점 역시 참작할 바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징역형을 선고했기 때문에 도주 염려 있다고 봐서 법정구속하겠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냐"고 묻자 유아인은 "많은 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유아인의 지인 미술작가 최모씨에 대해선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교육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이 끝난 후 혼자 법정을 나서게 된 최씨는 '선고형량 어떻게 보시나' '유아인 법정 구속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시술용 수면마취를 내세워 프로포폴·미다졸람·케타민·레미마졸람 등 의료용 마약류 4종을 181차례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44차례에 걸쳐 타인 명의로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으로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있다.

지난해 1월 최모씨 등 4명과 함께 미국 여행 도중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대마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당시 여행에서 유아인이 김씨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검찰은 지난 7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유아인에게 징역 4년을 구형하고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154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