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머니투데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어머니가 남긴 상속재산 일부를 달라며 동생들을 상대로 소송을 내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부장판사 김도균)는 10일 정 부회장이 자신의 여동생 은미씨과 남동생 해승씨를 상대로 제기한 2억원대 유류분(遺留分) 반환 청구소송에서 ""정 부회장에게 은미씨가 1억1120여만원을, 해승씨가 323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유류분은 상속 재산 가운데 고인의 뜻과 관계 없이 상속인을 위해 반드시 남겨두어야 할 일정 부분을 말한다.

다만 재판부는 동생들의 반소 청구에 따라 "정태영은 정해승, 정은미에게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소재 부동산 지분 일부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

이 소송은 정 부회장의 모친이자 종로학원 설립자인 조모씨가 장남인 정 부회장에게 유산을 남기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조씨는 2018년 3월 '내가 죽으면 서울 종로구 동숭동 일부 대지와 예금자산 약 10억 원 전액을 둘째 아들과 딸에게 상속한다'는 자필 유언장을 작성한 뒤 이듬해 2월 별세했다. 장남인 정 부회장의 몫은 없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유언 증서 필체가 평소 어머니 것과 동일하지 않고 어머니가 정상적인 인지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작성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유언장 효력을 문제삼아 소송을 냈다. 이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은 2020년 8월 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필적감정 결과 등을 볼 때 유언 증서에 적힌 필체와 평소 고인의 필체가 동일하며,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감정 촉탁 결과 등을 따르면 유언증서를 작성할 당시 고인의 의식은 명료했다"고 판단했다.

유언장대로 동생들이 어머니가 남긴 상속재산을 모두 갖게 되자 정 부회장은 "법적으로 보장된 내 몫을 받겠다"며 2020년 8월7일 동생들을 상대로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