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의대생의 신상 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 '감사한 의사'를 유포한 사직 전공의 정 모씨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경찰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24.9.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의료계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의사들의 개인정보를 포함한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작성·배포한 사직 전공의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후 처음으로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사죄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김태훈)는 15일 의료계 블랙리스트 명단을 작성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사직 전공의 정모씨를 구속기소했다.

기소 직후 정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제가 작성한 글로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7월 의사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와 텔레그램에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의대생 등 의료계 블랙리스트 명단을 총 26차례에 걸쳐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블랙리스트에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전임의·의대생 등 1100여명의 소속 병원·진료과목·대학·성명 등 개인정보가 포함돼있었다. 검찰은 집단적으로 조롱, 멸시의 대상이 되도록 해 온라인 스토킹의 전형적인 형식을 띄고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정씨를 수사하던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12일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0일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유사·모방범죄뿐만 아니라 관련 각종 불법행위에 대하여도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