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욱정 KDFS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해 7월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 수사 도중 횡령·배임 혐의가 드러난 황욱정 KDFS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우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황 대표에 대해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원심 형량은 징역 2년 6개월 실형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황 대표가 마치 개인사업자처럼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삿돈을 사용하거나 처분해 합계 피해액이 22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황 대표가 진지하게 반성하는 점, 범행에 따른 피해액을 모두 보전한 점,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부분 중 일부를 항소심에서 무죄로 판단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량은 무겁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KDFS는 KT텔레캅의 시설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는 하도급업체다. 황 대표는 KDFS의 과거 최대주주와의 경영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허위 자문·재하도급 등 수법으로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황 대표에 대해 재개발 관련 수익금을 특별상여금 명목으로 소비하고 자녀를 허위 직원으로 등재하는 등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 배우자·지인에게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주장한 총 피해액 48억여원 중 26억여원에 대해 유죄를 인정, 지난 7월 일부유죄 취지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22억여원을 피해액으로 산정했다.

앞서 검찰은 KT그룹이 구현모 전 대표 체제에서 시설관리 일감이 한 업체로 몰아줬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황 대표를 적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 전 대표는 지난 5월 무혐의 처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