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지하철역 출구 방면 통로에 노숙인들이 잠자고 있다(사건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김선아 기자 seona@

서울역 지하보도 입구에서 잠자던 노숙인을 흉기로 살해한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이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치료감호와 위치추적 전자장치 10년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잠자는 중 칼에 찔렸고 방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치명상을 입고 사망했다"며 "공개된 장소에서 살인 행위가 일어나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도 작지 않아 보인다"며 "예방적 관점에서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씨는 흉기를 휘두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 정신질환에 따른 심신장애가 있었다며 감형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지난 6월6일 서울역 지하보도 입구에서 잠자던 60대 노숙인 B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일 오전 경찰에 자수한 A씨는 '전쟁을 멈추기 위해 노숙인을 죽여야 한다'는 환청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초 피해자가 먼저 달려들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지만 수사결과 범행 이틀 전 인터넷으로 검색한 범행장소를 답사하고 범행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