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일주일째 탄핵심판 관련 서류 수취를 거부하면서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헌법재판소가 신속한 심리를 위해 관련 서류를 '송달 간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이르면 오는 23일 발송송달, 유치·보충송달, 공시송달 등 검토 중인 방법을 밝힐 예정이다./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되고 일주일째 탄핵 심판 관련 서류 수취를 거부하고 있어 탄핵심판 절차 차질이 예상된다. 헌법재판소는 관련 서류를 송달한 것으로 간주하고 심판 절차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헌법재판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헌재가 지난 16일부터 관저와 경호처 등에 우편과 인편 등으로 보낸 탄핵 소추 의결서와 준비절차 회부 결정서 등을 수령하지 않고 있다. 우편으로 관저에 보낸 것은 대통령실 경호처가 수령을 거부했고, 대통령실로 보낸 것은 수취인이 없다는 이유로 반송 처리됐다. 헌재 직원들이 직접 관저를 방문해 서류를 교부하려 했지만 역시 윤 대통령을 만나지 못해 실패했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서류를 접수하지 않는 상황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23일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오는 27일 예정된 첫 변론준비절차 진행을 위해서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의 첫 변론준비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단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서류 접수를 거부할 경우 심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 측에서 방어권 행사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했다고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 제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만약 변론준비절차 당일에 윤 대통령 측이 '서류를 늦게 받았다'는 이유로 불참석하거나 출석해서도 의견을 밝히지 않거나 대리인 선임을 늦게 해 준비를 못했다고 한다면 심리가 공전할 수도 있다.

헌재는 민사소송법에 따라 발송송달, 공시송달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재판소의 심판 절차에 관해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민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할 수 있다.

주로 3가지 방안이 논의된다. △우편을 발송한 시점에 송달된 것으로 보는 발송 송달 △송달 장소에 서류를 두고 오거나 혹은 송달 장소에 있는 동거인이나 고용인 등에게 직접 서류를 맡기는 보충·유치송달 △헌재 게시판에 공시한 뒤 2주가 지나면 효력이 발생하는 공시 송달 방식 등이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3월12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청와대에 송달된 서류를 정상적으로 수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12월9일 탄핵안이 가결된 후 헌재가 인편으로 약 1시간 만에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을 통해 송달을 완료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 측은 7일 뒤인 12월 16일에 소송위임장과 답변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