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왕(경기)=이기범 기자 leekb@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시도가 시작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체포될 경우 2023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영장 심사 결과를 기다렸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내 구인피의자대기실에 머물게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까지는 일반 수용자들이 머무는 독거실·혼거실과 분리된 별도 대기실로, 2017년 7월 법무부가 구인피의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입소절차를 간소화한 데 따른 것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성공해 신병을 확보할 경우 윤 대통령은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에 인치돼 조사를 받는다. 이후 경기도 의왕시에 소재한 서울구치소에 구금된다.

윤 대통령은 일반 수용자들이 머무는 수용실 대신 구치소 안에 별도로 마련된 구인피의자 대기실에 머무른다. 대기실은 체포된 피의자 또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서울구치소 안에 이 대기실은 1개만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독방은 아니지만 이용자가 많지 않아 사실상 윤 대통령 혼자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명칭만 대기실일 뿐 내부구조는 수용실과 거의 비슷하고 내부에 화장실도 있다고 한다. 대기실 바닥에는 전기 열선이 들어간 난방 패널이 설치돼있고 제공되는 모포를 깔아 취침하게 된다. 이 대기실엔 CCTV가 설치돼있어 24시간 감시된다.

공교롭게도 이 대기실은 2023년 9월 '백현동 개발특혜', '쌍방울 대북송금'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대표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대기한 곳이다. 이 대표는 9월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영장심사를 마치고 오후 8시40분경 서울구치소에 도착했고, 영장기각 후 다음날 오전 3시40분 구치소를 나올 때까지 약 7시간 동안 이 대기실에 머물렀다.

최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동부구치소에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까지 이러한 형태의 대기실에 수용됐다. 김 전 장관은 영장 발부 전 대기실 화장실에서 내의와 내복바지를 연결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사전에 발각돼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구금되면 간이입소절차를 받게 된다. 체포돼 단기간 교정시설에 유치되거나 구속여부가 결정되기까지 10시간 가량 대기하는 구인피의자를 구속된 피의자와 동일한 입소절차를 거치게 하는 것은 신체의 자유와 인권을 제한한다는 인권단체 지적에 따라 법무부는 2017년 입소절차를 간소화했다.

이에 따라 이름과 수감번호 등이 적힌 팻말을 든 채 얼굴사진을 찍는 일명 '머그샷'과 지문채취는 생략된다. 또 마약 등 부정물품 반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내의를 탈의한 채 전자영상장비를 통해 진행되는 정밀신체검사도 받지 않는다. 대신 내의를 착용한 채 맨눈으로 소지품 등을 확인하는 간이 신체검사를 받게 된다. 복장도 수용복 대신 체육복으로 갈아입거나 사복을 입은 채 대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