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사인 윤갑근(가운데) 변호사가 8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5.01.08. /사진=정병혁

윤석열 대통령 측이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한 체포영장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을 통해 기소를 하거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응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효인 체포영장으로 진행되는 수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윤 변호사는"서부지법에서 발부한 체포영장에는 응할 수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거기까지 응하거나 용인하는 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의 관할은 서울중앙지법"이라며 "서울서부지법으로 갈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인 지난 6일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을 재청구했고 전날 발부받았다.

윤 변호사는 공수처와 경찰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경찰특공대와 형사기동대를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서는 "특공대와 기동대를 동원해 체포하는 것은 내란"이라며 "그들에게 그런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지금 대통령을 소환해서 대통령으로부터 확보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며 "기소를 하든지, 조사를 꼭 해야겠으면 사전구속영장을 중앙지법에 청구하면 절차에 응하겠다"고 했다.

'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이라도 서울중앙지법에서 발부되면 응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윤 변호사는 "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직접 출석해 변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재차 내비치기도 했다.

윤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재판에 출석한다는 의사는 변함이 없다"며 "(출석) 횟수에는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헌재 진행 과정에서 대통령 출석이 필요하다, 대통령 입장에서만 필요하다는 게 아니라 헌재 재판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출석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헌재 진행 과정에 내란죄 철회를 비롯한 많은 혼란이 생겼는데, 이 부분들이 어느 정도 정비돼 대통령이 가서 말할 여건이 마련되면 갈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를 피해 도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거짓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윤 변호사는 "어제(7일) 저녁 관저에 가서 대통령을 뵙고 나왔다"며 "대통령이 도피를 했다고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일이 생겼는데 있을 수 없는 거짓 선전 선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윤 변호사는 "일반인도 할 수 없는 일을 국회의원들이 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정말 실수로 벌어진 것이 아니고 특정 목적을 가지고 악의적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에 대해 21세기 법치를 지향하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3일 이후로 관저에만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변론을 위해 연락하고 접촉하는 상황에서는 그렇다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윤 대통령이 도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박범계 의원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게 '윤 대통령이 도망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오 처장은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러 가능성 중에 숨거나 도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거냐'고 묻자 "네 맞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