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했다. 탄핵심판 관련 현직 대통령이 헌재 심판정에 직접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헌재는 재판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입장을 직접 듣고 국회 CCTV 등 채택된 증거를 조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사진=임한별(머니S)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3차 변론기일이 종료된 직후 윤 대통령과 국회 측이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표했다.

21일 오후 2시부터 오후 3시45분쯤까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선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3차 변론기일 직후 이들은 이같이 밝혔다. 이날 변론기일엔 윤 대통령이 현재 심판정에 직접 출석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 윤갑근 변호사는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3차 변론기일이 끝난 후 '선관위 공정성 문제를 왜 수사기관에 의뢰하지 않고 계엄 선포를 통해 해결하려 했냐'는 질문에 "부정선거라는 논란이 오랫동안 있었는데 해소되지 않고 지속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다"며 "그런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 입장에서 이걸 해결하고 싶었고, 그 방안으로 점검하려 했던 것뿐"이라고 답했다.

'꼭 군을 투입했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냐'는 질문엔 "지금까지 법 테두리에서 해결하려던 게 부족했고, 실제 해결되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과 관련해선 "전반적으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지만 공정성이나 중립성은 아직도 아쉽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변론이 끝난 후 약 1시간가량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 윤 변호사는 "오늘 재판 과정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과 상대방인 청구인 측이 주장하는 것들의 문제점을 논의했다"며 "우리가 준비한 게 충분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준비할지와 같은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국회 탄핵소추단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가만히 윤석열 대통령의 얘기를 듣다 보니까 나름대로 판단이 있었다"며 "주로 부정선거 얘기를 하는데 본인이 직접 이 헌재에 참석해서 하고자 하는 얘기는 이 헌재의 탄핵 심판 방향을 바꾸거나 억울해서가 아니라 지금 자기를 추종하는 선동행위를 계속해서 이끌어가려는 의도 깔린 게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성윤 의원 역시 "피청구인에게 실망했다"며 "검찰총장까지 지낸 사람이 그렇게 답변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적어도 재판장의 질문 두 가지인 '최상목 쪽지에 대해 아느냐'와 '수도방위사령부 등에 대해 전화한 적 있냐'는 부분에 대해선 본인 책임이라고 할 줄알았으나, 모두 부인하며 부하 책임으로 돌렸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탄핵소추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공손하게 재판에 임하는 모습을 봤다"며 "앞으로도 빠짐없이 출석해서 본인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부디 되돌아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발언은 부정선거보다는 선거 시스템 점검이었다는 부분에 방점이 찍혀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변론 기일은 2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증인신문을 받기 위해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