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등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2.3/사진=뉴스1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김선희·이인수)는 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이 회장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그룹 미래전략실이 주도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등) 등 총 19개 혐의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의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회사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나 지배력 강화만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없고, 합병 비율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선고를 앞두고 서울행정법원이 지난해 8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와 관련해 내린 결론이 이 회장 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해당 회계처리 부분을 거짓으로 보기는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권선물위원회가 내린 제재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은 해당 제재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 회장 형사 재판의 1심 재판부가 "올바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