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재동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진행된 탄핵 심판 4차 변론에 출석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제3차 탄핵심판 이후 두번째로 헌재에 출석한 가운데 오늘도 정장차림에 빨간 넥타이를 메고 심판정에 들어섰다. 윤 대통령은 첫 번째 출석 때처럼 비상계엄의 당위성과 그 과정에서의 합법성을 주장했다. /사진=임한별(머니S)

"의뢰인들이 보고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게 가장 두려운 일이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에서 발부된 체포영장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집행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해 서초동의 한 변호사가 한 말이다. 실제로 최근 정해진 절차를 따르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니냐는 사건 의뢰인들이 늘어나는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 많은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내란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로 소환조사에 세 차례 불응했고 서울서부지법이 발부한 체포영장은 관할 위반이라며 집행을 거부했다. 1차 체포영장 집행시에는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공수처와 경찰을 막아서는 일도 있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집단으로 난동을 부리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사법시스템 경시 현상이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머니투데이에 "의뢰인들이나 국민들이 영장 집행을 거부해도 되는 것처럼 오해를 하게 만들고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출신으로 법을 집행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집행에 따르고 위법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체포·구속적부심, 법원 공판절차 등을 통해 다툴 수 있다"며 "적법한 절차 내에서 다투는 것을 거부하는 순간 국민들로 하여금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사법시스템을 둔다는 것은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결과를 모든 사람이 받아들이자는 민주주의의 합의"라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끊임없는 힘의 대결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로도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법이 승리한다'는 말은 결국 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종국적으로 서로 피를 흘리지 않고 평화롭게 해결한다는 뜻"이라며 "이걸 흔들어버리면 다시 주먹에 의한 세상이 되는 것이다. 최근의 상황은 법치주의라는 사회적 자산을 잃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 사례가 일반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윤 대통령이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한 것이 현직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사법을 경시하는 풍조가 퍼질 것이라는 걱정은 있다"면서도 "실제 그런 결과가 나타날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윤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며 법원 담장을 넘어 들어온 청년들이 경찰에 붙잡혀 있다. /사진=뉴스1(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