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편 이 대표 측은 지난 4일 선거법 위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에 당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죄 처벌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250조 1항과 관련해 위헌을 주장하며 위헌심판 제청 신청서를 냈다. /사진=뉴스1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한 것과 관련, 기각돼야 마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 측은 해당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어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조만간 이 대표 측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5일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이예슬·정재오)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2심 재판에서 이 대표 측은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가 후보자 또는 후보자 가족에게 유리하도록 경력, 재산, '행위' 등에 관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면 처벌이 되는데 이 행위가 무엇인지 법률적으로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변호인은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하는) 행위 부분이 너무나도 불명확하고 포괄적이며 광범위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취지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은 "허위사실공표죄에서 행위는 성품, 능력 등과 관련해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으로 한정돼 있다. 건전한 상식과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기각하는 게 상당하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토해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법원이 직권으로, 혹은 소송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들여 법원에서 재판 중인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위헌인지 아닌지 가려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요청하는 절차다. 법원이 해당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재판이 장기간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과 변호인단이 신청한 증인들을 검토한 뒤 이 대표 측이 신청한 증인 총 3명을 채택했다. 검찰 측이 신청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의 동생 김대성씨는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이날 채택된 3명의 증인신문은 오는 12일과 19일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재판부는 오는 19일까지 증인신문을 마친 뒤 1주일 뒤인 26일 결심 공판을 진행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또 1심 재판 때 증언을 마친 증인은 모두 채택하지 않고 증인 1명당 최대 신문시간을 1시간가량 부여하는 등 재판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통상 결심 공판 이후 1개월 내에 선고가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대표 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는 다음달 중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 대표는 2021년 12월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재직 당시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2021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 특혜 의혹에 대해 "협박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한 발언과 관련해 '해외 출장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부분과 △백현동 관련 허위 사실 공표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포함해 징역형이 확정될 경우 10년 동안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