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025.2.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 선포는 헌법상 대통령 권한"이라며 "지난해 12월3일 선포 당시 절차적 위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정권을 파괴하려 해 불가피하게 비상 조치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을 거듭 되풀이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11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과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변론기일에선 윤 대통령이 지난해 봄부터 비상계엄을 미리 준비해왔는지, 또 계엄 선포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는지에 대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윤 대통령 측은 오랜 기간 야당의 횡포에 정치를 하기 힘든 상황까지 내몰렸고 어쩔 수 없이 계엄을 선포했다는 입장이다. 또 계엄 전 국무위원들과 국무회의를 거치는 등 절차를 지켰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 중 계엄이 위헌이나 위법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자 윤 대통령이 "순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깊이 생각했다"며 "(비상계엄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에도 윤 대통령과 통화에서 "'계엄 해제를 잘하신 것 같다'고 했더니 윤 대통령이 '신속하게 요원을 투입해 계엄을 빨리 해제하고 유혈사태가 나지않아 잘 해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이후 한 차례 더 통화를 했을 땐 윤 대통령이 "내란 이야기가 나오는데 황당하다"는 말을 했다고도 했다. 비상계엄이 신속히 끝나 아무런 피해를 주지않았다는 그간의 윤 대통령 측 증언에 힘을 싣는 발언이다.

이 전 장관은 또 윤 대통령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서울=뉴스1) =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2025.2.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비상계엄 직전 국무회의 후 부서(서명)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 모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등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일부 국무위원들이 부서를 하지 않았던 점, 개회와 폐회 선언이 없었던 점 등을 이유로 절차적 흠결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반드시 (비상계엄 선포) 사전에 (부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사후에 전자 결재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국무위원들이 조사받는 과정에서 계엄이 내란이란 프레임으로 자꾸 물으니 (국무회의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등) 그런 식으로 답변한 것 같다. 그럼 국무위원이 대통령실에 간담회하러 오거나 놀러왔다는 것인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도 "부서 시점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다"며 "계엄처럼 특수하고 급박한 상황에선 부서가 사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국방부 장관이었던 지난해 3월 말에서 4월 초 윤 대통령으로부터 '비상한 조치'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신 실장과 윤 대통령 대리인에 따르면 당시 신 실장과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여인형 육균 방첩사령관이 삼청동 안가 만찬에 참석했다. 신 실장은 "윤 대통령에게서 '정상적인 정치 상황으로 가기 어려워졌다. 비상한 조치를 해야겠다'는 말을 들었다"면서도 비상한 조치에 대해 "계엄까지는 생각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경우든 적절하지 않다고 의견을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4월 이후엔 비상계엄 조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전혀 없고, 비상계엄 당일에도 선포 사실을 몰랐다고 증언했다.

신 실장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민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당시에는 그런 판단을 못 했다. 계엄이 짧았다"며 "이후 다른 말씀을 보면 (그런)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불가피했고 과정이 적법했다는 주장을 거듭 반복했다. 윤 대통령은 신 실장 증언 이후 발언 기회를 얻어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줄탄핵, 예산 및 입법 폭거가 국회 권한이라고 했다"며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후속 조치도 엄연히 헌법상 대통령 권한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