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청사/사진=뉴시스

역대 최대 규모인 3000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NK경남은행 직원이 2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판사 이예슬·정재오·최은정)는 14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159억여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공범인 증권회사 전문 영업직원 황모씨와 황씨의 지시받고 증거인멸에 가담한 최모씨에게 각각 원심과 동일한 징역 10년·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배우자 용모씨에 대해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추징 금액을 총 1억6859만여원으로 늘렸다.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검사가 다시 강조한 사정을 고려해도 원심의 양형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남은행에서 부동산PF 대출금 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이씨는 2014년 11월~2022년 7월간 출금전표 등을 20차례에 걸쳐 위조·행사하는 방법으로 관련 자금 2286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수사 결과 횡령액이 추가로 확인돼 2008년 7월부터 2018년 9월까지 같은 방법으로 803억원의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로써 이씨의 횡령액은 총 30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와 가족들은 앞서 횡령한 PF 대출자금의 원리금을 갚는 등 '대출금 돌려막기'를 하는데 전체 횡령액 중 2711억원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골드바와 귀금속 및 고가 명품 등을 구입하는 데도 썼다고 알려졌다.

한편 아내 용씨는 지난해 8월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용씨는 이씨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횡령금 약 4억원을 다른 계좌로 이체한 뒤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수표로 바꿔 비닐백에 포장해 김치통 내 김치 사이에 숨겨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