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납치된 것으로 오해해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려 숨진 여대생 사건과 관련, 해당 택시를 운전한 기사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60대 택시기사 A씨와 40대 SUV차량 운전자 B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3월4일 오후 8시45분쯤 포항역에서 20대 여성 C씨를 태웠다. C씨는 자신이 생각한 목적지가 아닌 곳으로 택시가 향하자 자신이 납치된 것으로 오해해 택시 뒷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도로에 떨어진 C씨는 뒤따르던 B씨의 차량에 치여 숨졌다.

A씨는 출발 전 C씨의 목적지를 되물었는데 C씨는 A씨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고 잘못된 목적지를 말한 A씨에게 "네"라고 대답했다. 이후 A씨가 다른 곳으로 택시를 몰자 C씨는 "내려달라"고 요청했지만 A씨는 청력 문제와 소음 등으로 이를 듣지 못한 채 그대로 운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A씨가 평소 청력에 문제가 있었지만 검진 등을 소홀히 한 업무상 과실이 있고 B씨는 과속과 전방주시 태만을 한 점 등을 토대로 사고에 책임이 있다며 유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A씨 입장에서 주행 중인 택시에서 C씨가 겁을 먹고 뛰어내릴 것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B씨에 대해서도 "조기에 C씨를 발견해 사고를 회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고,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무죄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