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3.10.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심우정 검찰총장이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은 적법 절차 원칙에 따라 소신껏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사퇴 요구를 사실상 일축한 것이다.

심 총장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면서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하지 않고 석방을 지휘한 이유와 관련,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팀과 대검찰청 회의 등 여러 의견을 종합했다"며 "적법 절차의 원칙에 따라서 소신껏 결정을 내린 것이 사퇴·탄핵의 사유가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심 총장은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직무 유기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관련해서도 "적법 절차에 따라 소신껏 처리했다"고 짧게 답했다.

심 총장은 "적법 절차와 인권 보장은 제가 취임 이후 계속해 강조해 온 검찰의 기본적인 사명"이라며 "기소 이후 피고인의 신병 판단 권한은 법원에 있기 때문에 법원의 결정을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의 판단은 구속 기간 산정에 대해 오랫동안 형성돼 온 실무 관행에 문제가 있고, 그러한 문제가 없더라도 법률의 불명함으로 인해 수사 과정 절차의 적법성에 의문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그러한 법원의 취지를 모두 종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즉시 항고 제도는 52년 전 유신헌법 시절 도입됐다"며 "헌법재판소가 보석과 구속집행정지에 대해 두 차례 위헌 결정한 바 있다. 즉시 항고가 영장주의·적법절차·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명확한 판단이 있어서 항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 총장은 윤 대통령을 기소할 때 열었던 검사장 회의로 일정이 늦어졌고 그 결과로 석방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국가적 중대 사안에 대해 검찰의 처분 방향이나 법률적 쟁점에 대해서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다"며 "법원의 구속 기간 산정 방식은 기존에 오랫동안 형성되어 온 실무 관행에 맞지 않고 검사장 회의가 구속 취소 결정의 원인이라는 주장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구속 기간을 지나서 윤 대통령을 기소했다는 법원 판단에 대해 "기존의 실무 관행과 맞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동의하기 어렵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본안에서 다투도록 수사팀에 지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 총장이 즉시항고를 강력히 주장한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 등의 의견을 짓누른 것은 직권남용"이라며 공수처 고발을 예고했다. 조사단은 또 "심 총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2~3일 이내에 사퇴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탄핵 소추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