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2.24./사진=뉴시스

헌법재판소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헌재는 검찰이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진행하면서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재량권 남용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대강당에서 이 지검장과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검사, 최재훈 중앙지검 반부패2부장검사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 선고를 진행한 끝에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탄핵 심판 선고 효력은 즉각 발생한다. 이에 따라 이들은 모두 98일 만에 직무에 복귀하게 됐다.

이들의 탄핵심판 사건은 지난해 12월5일 헌재에 접수됐다. 이 지검장 등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불기소 처분을 한 뒤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지 않은 점, 언론 브리핑에서 허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는 점 등이 탄핵소추 사유였다.

헌재는 이 지검장 등이 파면을 당할 정도로 큰 헌법·법률적 위반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먼저 김 여사를 소환조사하지 않고 김 여사가 지정한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비공개로 조사해 수사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를 소환해 조사하는 데에는 경호상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전례에 비춰 볼 때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조사한 것이 부당하게 편의를 제공한 것은 아니므로 각 피청구인이 수사에 관한 재량을 남용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뒤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수사심의위 소집은 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재량사항이며, 소집 여부는 검찰총장의 재량"이라며 "이 지검장이 요청하지 않은 것이 재량 남용은 아니다"고도 인정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부실 수사 의혹에 대해서도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 검사 3명이 수사에 참여한 시점이 고발로부터 3~4년이 지난 상태라는 점도 고려했다. 헌재는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를 했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면서도 "해당 사건을 수사하거나 지휘함에 있어 재량을 남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언론 브리핑 중 허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는 탄핵 소추 사유에 대해선 "당시 배포된 보도 참고자료에는 이 사건 소추의결서에서 지적하는 허위 사실이 기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언론 브리핑을 맡았던 최 부장검사의 발언이 다소 불분명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김 여사의 무혐의를 뒷받침하는 논거를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고 봤으나, 의도적으로 허위 발언을 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이 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해 헌재는 2차례 변론을 열어 심리하고 지난달 24일 최종 변론을 끝냈다. 이 검사장은 최종 변론에서 "검사의 사건 처리를 두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사법 불복절차를 넘어 차장검사, 부장검사까지 탄핵하는 것은 탄핵소추권 남용"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헌재가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 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이날로 지정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선고가 당초 예상됐던 이번 주가 아닌 다음 주나 그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오는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연일 선고가 극히 드문 사례라는 점과, 통상 2~3일 전에 선고 여부를 통지하는 헌재가 전날까지 관련 공지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는 14일 선고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심판 변론기일은 각각 지난달 25일, 지난달 19일 마무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