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현장/사진=머니S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법원이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의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제한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26일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 1월23일 열린 임시 주총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소유한 영풍 주식 10.3%를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넘기며 영풍 의결권을 제한했다. MBK·영풍→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SMH)→SMC→영풍으로 이어지는 역외 순환 출자 고리가 형성돼 상법에 따라 의결권을 제한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원이 SMC가 주식회사가 아니란 이유로 임시 주총 효력 일부를 지난 7일 정지시켰다. 이에 영풍·MBK 연합의 의결권이 회복되자 최 회장 측은 또 한번 영풍 의결권 행사 제한에 나섰다. SMC의 영풍 주식을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SMH로 넘긴 것이다. SMH가 주식회사라 순환 출자 고리가 유지되니 이번 정기 주총에서 영풍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단게 고려아연 측 입장이다.

MBK·영풍 연합도 또다시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369조 3항 후단 중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 부분은 '다른 회사가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주총회 기준일 현재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영풍은 지난 7일 보유 중인 고려아연 주식을 현물출자해 영풍이 100% 지분을 가지는 유한회사 YPC를 설립했다. 이 경우 순환출자 구조가 성립되지 않아 의결권이 제한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기준일인 지난해 12월 31일 해당 주식 보유자는 영풍이지 YPC가 아니다"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식 의결권은 영풍이 행사할 예정이고 의결권 행사 제한 여부는 영풍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