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청사/사진=뉴시스

불법으로 100억원대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39) 등으로부터 피해자들이 억대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8-1부(부장판사 왕정옥·박선준·진현민)는 지난 11일 '이희진 피해자 모임' 박봉준 대표 등 피해자 37명이 이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씨 등이) 원고들을 기망해 비상장주식을 매수하도록 하는 불법행위를 했다고 인정된다"면서도 "원고들이 입은 손해는 각 매수한 비상장주식 매매대금에서 매매 당시 시가를 공제한 금액이라 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씨 등의) 형사 판결에서의 편취액이 주식 매매대금을 기준으로 계산됐지만 민사 사건에서 기망으로 인한 손해액을 계산하는 기준이 같을 수는 없다"며 "이씨 등의 기망행위를 알았더라면 각 비상장주식을 전혀 매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증권 방송을 통해 비상장 주식을 홍보하고 이를 친동생 이희문씨가 설립한 미래투자파트너스를 통해 사게끔 유도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100억원이 확정됐다.

또 이씨 등은 2014~2016년 사이 금융당국 허가 없이 투자매매업을 하며 170억원 상당을 매매하고 시세 차익 약 130억원을 챙긴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로써 이씨 등은 투자자로부터 240억원을 모았다.

이에 원고들은 이씨 형제와 미래투자, 이씨를 진행자로 쓴 증권방송 등을 상대로 지불한 주식 매수자금을 돌려 달라는 취지에서 합계 24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023년 11월 1심은 원고 37명 중 32명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합계 6억8000여만원을 공동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나, 양측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