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급여 정보가 일부 담긴 사립대 직원 호봉표는 해당 학교 직원의 정보공개 청구가 있을 경우 공개를 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양순주)는 전 세종대 직원 김모씨가 "호봉표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세종대 총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김씨는 세종대 관광대학원의 직원으로 2023년 8월 정년퇴직했다. 그는 이후 2023학년도 임금협약서와 같은 해 호봉표를 공개해 달라고 세종대에 청구했지만 거부당했다. 당시 총장은 "법인 등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즉각 이의신청을 했지만 세종대 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학교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에 호봉에 따른 임금액·식대·협약 유효기간 등이 기재돼 있을 뿐 2023학년도 개인별 호봉·연봉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호봉제 직원에게 지급되는 임금의 구체적 액수가 기재됐다고 해서 곧바로 정보 공개를 거부할 만한 정당한 이익이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사립학교도 정보공개 의무가 있는 공공기관에 포함된다는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및 그 시행령에 근거해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면서도 사업체인 법인 등의 비밀유출 방지를 위해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영업상 비밀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 정보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법원은 김씨가 청구한 정보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린 것이다. 재판부는 "세종대는 재직 중 직원들에게는 노조를 통해 정보를 별다른 제한 없이 공개하고 있고 현재 기준 호봉제 직원이 받는 임금과 해당 정보가 일치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며 "대학 운영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