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새 정부 초대 정수석비서관에 오광수 대륙아주 변호사를 임명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지휘할 민정수석으로 검찰에 26년간 몸담았던 오광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를 임명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 조직을 잘 모르는 인사보다는 검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가 개혁을 이끄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논리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 민정수석을 임명했다.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평가받는 오 민정수석은 사법연수원 18기로 이 대통령과 동기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의 검찰 개혁의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사"라며 "검찰 개혁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더 우세하다. 대검 소속 한 검사는 "(오 민정수석이) 검찰 내에서 평가가 워낙 좋은 분"이라며 "개혁, 조직 개편 과정에서 검찰 입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 검사장은 "순한 성품을 가진 분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으로 잘 해주기를 바랄뿐"이라고 했다. 법무부 소속 한 검사는 "대통령의 실용주의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인사라고 생각한다"며 "실제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형태로 세부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여권 일각에서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 검찰 개혁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 민정수석이 26년간 검찰 조직에 몸담은 데다 검찰에서도 핵심인 특수부 출신이라는 점에서다. 이를 두고 추미애 민주당 의원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오 민정수석 검찰 출신이라는 점이 개혁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 고검장 출신의 변호사는 "개혁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 쉽게 흥분하지 않고 제도 개혁을 이룰 합리적이고 무난한 인사로 보인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미 오 민정수석은 검찰에서 나온 지 10년이 넘었다. 변호사 경력이 길어질수록 검찰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뭘 바꿔야 할 지 잘 알 수 있다"며 "오 민정수석은 경험도 다양하고 이른바 '윤석열 라인'이라고 하는 분들과 가까이 지낸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수부 출신이라고 단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검찰 조직을 잘 모르는 학계 인사들보다 실제 개혁을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 민정수석은 1989년 연수원을 수료하고 부산과 대전, 서울, 수원, 대검 등을 거쳤다. 2001년에는 부부장검사로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파견 근무를 했다. 이후 인천지검 특수부장, 대검 중수부 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서울서부지검 차장을 역임했다. 2012년 검사장 승진 후 2015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을 끝으로 검찰 생활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