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21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이른바 '집사 게이트'와 관련, 신한은행 등 재계를 불러 조사한다.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등에 이은 2차 재계 소환조사다.

김건희특검팀 오정희 특검보는 2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정례브리핑을 통해 "23일 오전 10시에 신한은행과 경남스틸, 오후 2시에 JB우리캐피탈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24일 오전 10시엔 유니크·중동파이낸스에 대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집사 게이트란 대기업·금융사들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를 자처한 김모씨와 관련 있는 IMS모빌리티 등에 180억원 안팎의 돈을 투자·협찬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특검팀은 1차로 한국증권금융,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 측에 소환을 통보하고 소환조사를 이어왔다. 다만 전날 예정된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연기됐다. 조 부회장이 베트남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서다.

특검팀은 도주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의 신병확보에도 주력한다. 오 특검보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도주한 이 부회장에 대해 새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며 "검거팀을 구성해 경찰의 협조를 얻어 신속히 검거할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예정된 지난 17일 특별한 이유 없이 심사에 참여하지 않아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밀항을 시도할 수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전국에 지명수배를 내린 상황이다.

특검팀은 건진법사 관련 의혹수사에도 속도를 낸다. 오 특검보는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을 오전 9시40분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지난 21일 이와 관련,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밤 10시까지 진행했고 이 중 수출입은행에 대해 디지털자료 분석을 위해 이날까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과 관련해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당장 재청구를 검토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사유로 다소 이르게 청구한 영장이었던 만큼 특검팀은 외환 등 다른 혐의를 충분히 수사한 뒤 김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후 서울고검에서 진행된 언론브리핑에서 "법원의 심사숙고한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범죄사실과 관련해 법원에서도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영장기각에 대해 수사차질을 언급하지만 영장은 외환 관련 수사와 직결되는 사안은 아니라서 수사진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발표한 입장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전대통령이 전날 SNS(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말도 안되는 정치적 탄압은 저 하나로 족하다"며 "상급자의 정당한 명령에 따랐던 많은 군인과 공직자들이 특검과 법정에 불려 나와 고초를 겪고 있다"며 특검 수사에 대해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박 특검보는 "특검이 (윤 전대통령을) 기소하면서 범죄사실에 대한 기소 배경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본다"며 "그런데도 이 수사를 놓고 '정치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논박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