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문홍주 특검보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이른바 '집사 게이트'의 핵심 피의자 김모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를 내리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 수배와 여권 무효화 절차에 착수했다. 집사 게이트는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앞서 판단했던 법원이 김 여사와 집사 게이트의 연관성을 인정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씨가 체포돼 한국에 들어오더라도 수사가 예상보다 수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법원에서 한차례 영장이 기각된 전례가 있는 만큼 김씨가 체포에 이의 신청을 하거나 체포적부심 등을 청구할 수 있어서다.

김건희 특검팀의 문홍주 특검보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김씨 체포영장 발부 소식을 전하며 "법원이 (사건과 김 여사의) 관련성에 대한 소명을 받아줘서 체포영장이 발부가 잘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통상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수사기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발부가 가능하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씨가 체포적부심을 청구하는 등 체포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 특검팀이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씨가 연루된 집사 게이트가 특검법 수사 대상인지 여부에 대해 법원 판단이 갈렸다는 점에서다.

송득범 법무법인 영진 변호사는 "앞서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도 있었던 만큼 재판부 판단이 갈렸던 점을 근거로 체포적부심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영장 발부 당시엔 특검쪽의 의견만 들었던 것이기 때문에 체포가 유효하지 않다는 판단이 나올 위험성은 있다"고 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수사기간과 대상이 한정적이라는 특검 특성상 변호인측에선 수사범위를 벗어났다고 주장하고 기본적으로 시간을 끌려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며 "통상 아무도 하지 않는 체포영장에 대한 이의신청까지도 할 수 있고, 이후에 체포적부심을 다시 받아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외국으로 도주해 있는 김씨를 체포해 온 뒤 다시 풀어줘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씨 신병 확보에 실패한다면 특검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집사 게이트는 김 여사 일가의 집사를 자처한 김씨와 관련된 회사인 IMS모빌리티 등에 여러 기업이 180억원 상당을 투자·협찬한 사건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영향력이 없었다면 굳이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투자받을 당시 IMS모빌리티는 누적 손실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IMS에 투자한 기업은 카카오모빌리티·한국증권금융·HS효성·키움증권 등이다.

김씨는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해 귀국하지 않고 있다. 현재 김씨는 베트남에서 제3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받은 184억원 중 46억을 챙긴 것으로 의심되는 김씨의 아내 정씨는 출국금지를 당해 서울 강남 모처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