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10시쯤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출석하는 집사 아내 정모씨(왼쪽)와 정근수 신한은행 전 부행장(오른쪽)/사진=오석진 기자

정근수 신한은행 전 부행장과 김 여사 일가 집사 김모씨의 아내 정모씨가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를 위해 출석했다.

정 전 부행장은 23일 오전 서울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출석하며 "투자 배경에 김 여사가 있었는지" "집사와 접촉한 적 있는지" "은행장 차원의 결재가 있었는지"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건물에 들어섰다.

집사 게이트란 대기업·금융사들이 김 여사 일가의 '집사'를 자처한 김씨와 관련있는 IMS모빌리티 등에 180억원 안팎의 돈을 투자·협찬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영향력이 없었다면 굳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투자받을 당시 IMS모빌리티는 누적 손실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상황이었다.

정 전 부행장에 앞서 최석우 경남스틸 대표도 모습을 드러냈다. 최 대표는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배경을 묻자 "정상적인 투자 활동의 일환"이라며 "김 여사와는 전혀 모른다"라고 밝혔다. "집사에게 김 여사를 소개받은 적 있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했다.

김씨의 아내 정모씨도 같은날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정씨는 "지금 시점에 출석을 결심한 배경이 무엇이냐" "남편과는 계속 연락하냐" "차명법인 통해 46억을 챙긴 것이 맞냐" "남편이 태국으로 이동한 것을 두고 증거인멸 의혹이 불거지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씨는 이노베스트 회사에 사내이사로 등재돼 집사 김씨가 해당 회사를 차명소유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특검팀은 정씨가 184억중 46억을 이노베스트로 빼돌린 정황을 포착해 정씨를 소환했다.

집사 김씨는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해 최근 태국으로 거취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 정씨는 출국금지된 상태로 아이들과 함께 출국하려다 실패해 강남 모처에 거주하던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