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 측이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 대면조사를 앞두고 미리 만나 조사 방식을 협의하자고 요청했다. 조사 범위가 넓으니 각 혐의별로 짧게 나눠 여러 번 조사를 받겠다는 요청을 하려 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의 협의 요청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홍주 특검보는 23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환 통지서를 수령한 김 여사 변호인으로부터 특검에 방문해 조사 방식 등을 협의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다"며 "특검은 별도의 협의가 불필요하고 예정대로 통지일자에 출석하면 충분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측이 비공개 출석을 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 특검보는 "출석일자가 여유있게 통지가 됐으니 특별히 협의할 점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냐"는 질문에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은 다음달 6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한 출석 요구서를 김 여사 주거지에 우편으로 전달했다. 통지서에는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및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연루된 선물 전달사건과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등이 적힌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김 여사는 변호인을 통해 "출석해서 성실히 조사받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특검보는 "'이른바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오는 31일 귀국해 다음달 1일 특검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부회장은 베트남 출장을 이유로 출국한 뒤 당초 조사 예정일이었던 지난 21일 출석하지 않으며 일정을 미뤄왔다.

집사 게이트란 대기업·금융사들이 김 여사 일가의 '집사'를 자처한 김씨와 관련있는 IMS모빌리티 등에 180억원 안팎의 돈을 투자·협찬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영향력이 없었다면 굳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투자받을 당시 IMS모빌리티는 누적 손실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특검은 이날 정근수 신한은행 전 부행장과 김씨의 아내 정모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문 특검보는 "이날도 한국수출입은행, 외교부, 희림 등에 대한 디지털 자료 압수수색을 이어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건진법사 게이트' 관련한 압수수색으로 특검팀은 지난 22일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을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는 2018·2022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과정 등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윤 전 본부장은 전씨를 통해 통일교 숙원사업을 원활히 해달라며 명품백과 수천만원 상당의 다이아 목걸이 등을 김 여사측에 전달하려고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