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설'에 대한 위증 혐의를 받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사진=뉴스1

이른바 'VIP 격노설'과 관련,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처음으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단 사실을 인정하면서 조만간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에 출석해 다시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채 해병 특검팀의 정민영 특검보는 23일 오전 언론 브리핑을 열고 "김 전 사령관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 재판이나 국회 질의에서 채 해병 사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단 사실 들은 적이 없다고 해왔는데 전날 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단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며 "특검은 이 같은 진술 변화를 포함해 다른 혐의들과 관련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조만간 다시 김 전 사령관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을 다시 불러 VIP 격노설 관련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 전 사령관은 전날 모해위증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대통령(VIP)이 화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부분을 인정했다. 다만 김 전 사령관 측은 그 사실을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들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에게 VIP 격노 관련 이야기를 전한 이 중 한 명을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으로 보고 있다. 정 특검보는 "조사 여부는 (특검팀에서)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예정인지'에 대한 질문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고 추가 조사 진행하면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 답했다. 법원이 김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김 전 사령관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됐다.

특검팀은 고 채수근 해병이 순직했던 2023년 7월부터 8월까지 국방부 내에서 이뤄진 일련의 결정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특검팀은 오는 25일 오전 10시30분 허태근 전 국방정책실장을 참고인으로 부른다. 허 전 실장은 채 해병 사건의 최초 수사 결과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됐던 2023년 7월30일 당시 보고 자리에 있던 인물이다. 허 전 실장은 박 대령 항명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한편 VIP 격노설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이 채 해병 사망에 책임이 있단 내용의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려 하자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단 것이다.

구체적으로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 같은 사안을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며 참석자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해당 수석비서관 회의 이후 이 전 장관이 김 전 사령관에게 조사 결과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