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허석곤 소방청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관련 안규백 위원장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조사를 앞두고 허석곤 소방청장을 소환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23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오전 10시부터 허석곤 소방청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 전 장관에게 오는 25일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과 단수를 지시받고, 허 청장에게 전화해 "경찰로부터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허 청장은 국회에서 "경찰청에서 단전·단수 요청이 있으면 협조하라는 취지의 이 전 장관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다만 이 전 장관은 단전·단수 조치를 하려 한 적 없고,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이날 허 청장으로부터 당시 겪은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들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허 청장의 진술을 바탕으로 이 전 장관에게 압박성 질문을 던지고 사실관계를 확인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지난 17일 이 전 장관 주거지와 소방청, 서울경찰청 경비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단전·단수 지시 의혹에 관한 물증들을 확보해 왔다. 황기석 전 소방재난본부장과 배모 전 소방청 기획조정관, 이영팔 소방청 차장 등 소방청 관계자들도 특검팀 조사를 받았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을 거부하고 있다. 2025.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앞서 이 전 장관은 지난 2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대통령실에서 종이쪽지 몇 개를 멀리서 본 게 있다. 그 쪽지 중에 소방청 단전, 단수,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직후 대통령실에서 한덕수 전 총리와 문건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 문건에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 의심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전 장관은 위증 혐의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해제 당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만나 계엄 수습 방안 혹은 2차 계엄을 모의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는다. 특검팀은 비상계엄에 대비한 자금이 이 전 장관에게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과 관련해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을 이날 오후부터 2차 소환해 조사 중이다. 박 특검보는 외환 수사에 대해 "외환 수사 과정에서 모든 군사 기밀이 유출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이 있으신 것 같다"며 "저희는 수사를 해야 한다. 수사 대상으로 돼 있는 혐의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거나 혐의 유무를 판단하지 않으면 저희도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이어 "법률에 의해 특검이 임명 됐고, 특검 임명에 따라 수사를 하는데 수사 자체를 정치적이라고 하고, 수사 과정을 통해 유출되지 않은 걸 마치 유출된 것처럼 하는 건 정말 지양돼야 한다"며 "정말 유의해가면서 안보나 국가 이익에 저해되지 않도록 수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