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이 31일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의 두 번째 조사를 받는다.

박 대령은 31일 오후 1시24분쯤 자신의 변호인들과 참고인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채 해병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특검팀은 이날 박 대령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VIP 격노를 목격했다'는 진술 등 조사 내용을 재확인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VIP 격노'의 배경이 된 2023년 7월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을 차례로 조사하면서 '윤 전 대통령(VIP)이 채 해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갑자기 화를 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7명 중에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등 5명이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잇따라 인정했다.

박 대령 측은 이날 조사 외에 박 대령의 항명 혐의 1심 재판에서 박 대령을 모해할 목적으로 위증한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에 대한 수사 촉구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령 측은 "기존 박 대령 사건에 대해 항명 사건에서 자신들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한 증인들이 일부 포착됐고 그 부분 객관적 증거가 일부 드러났다"며 "박 대령을 모해할 목적으로 위증했단 측면에서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검에서 2년 가까이 이뤄진 박 대령 항명 혐의 재판에서 놓치거나 혹시나 간과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의견을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 격노 이후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군 검찰단이 회수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에 따르면 이 전 비서관은 사건이 회수된 2023년 8월2일 이후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한 달간 26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