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사진=뉴시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 여사 소환조사 하루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증거 인멸 우려가 높다는 점이 인정돼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건강악화로 도주할 우려가 없고 혐의 소명도 쉽지 않아 기각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6일 첫 소환 조사 하루 만이자 특검 수사 개시 36일 만이다. 법원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전직 영부인에 대한 헌정사상 최초 구속과 더불어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첫 사례가 된다.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2일 오전 10시10분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재판부는 구속영장 요건인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우려, 증거인멸 염려 등을 고려해 영장발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법조계 시각은 엇갈린다. 발부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쪽은 김 여사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이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본다. 핵심 관련자들이 김 여사와 장기간 친분관계를 맺어온 만큼 증언 회유, 자료 은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태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보통 남편이 주범이고 부인의 가담정도가 덜하면 한명만 구속하고 나머지는 기소유예하거나 불구속 하는 등 부부를 함께 구속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이라면서도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경우 여론도 좋지 않아 통상의 경우와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기각 가능성을 점치는 측에서는 혐의 소명이 쉽지 않고 주요 증거도 이미 압수돼 증거인멸 우려가 과장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의 경우 주범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는 등 김 여사에 대해서도 실형 선고가능성이 낮아 사안의 중대성이 낮게 평가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또 '전직 대통령부부 동시 구속'이라는 전례 없는 사태를 법원이 부담스러워 기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구속 판단시 정치적·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