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과거 윤석열 정부가 검찰 수사권을 확대한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귀) 시행령을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8일 오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 범위를 부패·경제 등 2대 중요범죄로 한정한 '검찰청법'의 입법 취지에 따라 관련 시행령인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수사개시규정) 개정 작업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 사건은 그동안 과잉 또는 봐주기 수사, 하명 수사 등 검찰권 남용의 진원으로 지목돼 왔고 검찰청법은 2022년 검사의 직접 수사개시 대상을 축소하는 것으로 개정됐다"며 "그럼에도 개정 취지에 반해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사의 직접 수사개시 범위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검찰권 남용 방지를 위해 추진된 법률개정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평가가 있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위법의 개정 취지에 부합하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사의 수사개시 대상 범죄를 광범위하게 정한 시행령을 근거로 진행되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방지함으로써 검찰을 정상화하는 첫 단추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020~2022년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으로 관련법을 개정했다.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라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개 범죄에서 부패·경제 2개 범죄로 축소됐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는 법이 아닌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위를 늘렸다. 개정법에 검사의 직접 수사범위를 '부패·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라고 명시돼있는 점을 이용해 이 문구의 '등'을 최대한 넓게 해석해 시행령에 다수 죄목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직권남용 △직무유기 △선거범죄 △마약범죄 △방위산업범죄 △조직범죄 △무고 △위증 등을 수사할 수 있게 됐다.

정 장관은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현재도 검찰이 부패·경제범죄 외에 수사할 수 없는데 시행령을 확대해 문제가 되고 있다. 엄격하게 법이 적용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