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에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왼쪽부터), 김건희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채해병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 /사진=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정조준하고 있는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이 수사에 속도를 내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각 특검팀은 수사 개시 1개월 만에 수백 곳을 압수수색했고 수십개 의혹과 관련된 참고인·피의자들을 날마다 소환하는 등 전방위 수사를 펼치고 있다.

'한 점의 의혹이라도 나오면 기소할 것'이라는 게 특검을 바라보는 법조계의 중론인 만큼 특검의 성패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신병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력의 정점에 있던 두 사람에게 사법적 책임을 지울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다.

3대 특검 중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검팀이다. 특검팀은 가장 빠른 지난 6월18일 수사를 개시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주요 피고인들을 추가 구속한 데 이어 지난달 10일 윤 전 대통령 재구속에 성공했다. 수사개시 22일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이후 특검팀은 수사가 상대적으로 덜 진척된 외환 혐의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검팀은 이른바 'VIP 격노설'이 불거진 2023년 7월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참석자들의 진술을 통해 격노의 실체를 어느정도 규명했다. 이후 격노가 실제 수사 외압으로 이어진 전후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상대적으로 다급해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오는 6일 김 여사에 대한 1차 소환을 앞두고 특검팀은 △코바나컨텐츠 협찬뇌물 △명태균 공천개입 △양평공흥지구 개발특혜 △건진법사·통일교 게이트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집사 게이트 등 수사 전선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진=뉴시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씩 매듭을 짓지 않은 채 여러 사건을 동시다발적으로 파헤치다 자칫 '결정적 한 방' 없이 수사가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문고리 3인방 등 최측근 진술이나 결정적 물증 없이는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 착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특검 성향 차이로 보는 시각도 있다. 판사 출신인 민중기 특검은 돌파형인 조은석 특검과 달리 혐의를 하나씩 쌓아가며 김 여사를 서서히 압박해 확실한 구속을 시도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여사를 둘러싼 무성한 의혹들이 모두 이번 특검 수사대상에 포함된 만큼 향후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 진위를 일일이 따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특검팀 관계자도 지난달 정례브리핑에서 "수사기간이 제한된 점을 감안해 수사시점 종료쯤에는 모든 사건이 균형있게 마무리 돼 의혹이 남지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수사기간 연장 없이 일부 특검이 조기 종료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실적으로는 법적으로 허용된 최대 수사기간을 채울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특검이 일부 사건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조기종료하면 수사의지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리한 영장청구나 무분별한 수사확대, 정치권의 개입은 모두 특검의 신뢰를 위협할 수 있다. 최대한 많은 국민들이 특검의 수사결론에 납득할 수 있도록 구속, 기소 여부뿐 아니라 수사과정 전반이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