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집사 게이트'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가 조사를 받기 위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대기업으로부터 유치한 투자금 일부를 자회사의 부실을 메우는 데 사용해 회사에 손해를 입히고 일부는 빼돌린 혐의를 받는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와 투자를 중개한 사모펀드 대표 등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이들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사업상 이권을 챙겼다는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와 모재용 IMS모빌리티 이사, 민경민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날 반영기·장현구·박윤상·박현 등 4명의 검사가 심문에 직접 참석했다.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 나올 전망이다.

조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특경법)상 횡령·배임·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증거은닉교사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3년 효성과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기업과 금융·증권사 9곳으로부터 184억원을 투자받은 이후 32억원을 자회사 부실을 메우는 데 사용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또 회사 자금 35억원을 빼돌린 혐의와 모 이사에게 증거를 은닉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모 이사는 증거은닉 혐의를 받는다. 그는 IMS모빌리티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직전 관련 자료가 담겼을 가능성이 있는 PC 등을 치우려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CCTV 영상을 통해 이와 같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달 1일 IMS모빌리티와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HS효성·김씨의 아내 정모씨의 주거지 등 총 8곳을 압수수색했다.

대기업의 투자를 중개한 민 대표는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민 대표가 조 대표와 함께 32억원 규모의 배임 행위를 공모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 대표는 지난달 2일과 지난달 22일 총 2차례 특검팀 소환조사를 받았다. 당시 특검팀은 민 대표를 상대로 대기업이 IMS모빌리티에 투자를 결정한 이유와 과정을 조사했다.

이들은 특검팀이 이른바 '집사 게이트'로 규정한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집사는 김 여사 일가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예성씨다. 김씨와 조 대표는 오랜 동업자 관계다. 김씨는 IMS모빌리티 설립 초기부터 지분을 보유하면서 회사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의 소개로 2016년 7월 조 대표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씨가 2023년 6월 본인이 차명으로 보유한 회사 이노베스트코리아의 IMS모빌리티 지분을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하는 과정에 김 여사의 친분을 이용했고 보고 있다.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는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투자금 184억원 중 46억원으로 해당 지분을 사들였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특검팀은 당시 IMS모빌리티가 자본잠식 상태였던 점을 토대로 대기업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당시 영부인이었던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김씨에게 대가성 투자를 했다고 의심한다. 앞서 특검팀 관계자는 "큰 기업들이 그 큰돈을 투자할 때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투자가 전략적인 판단하에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반박한다. 앞서 IMS모빌리티 관계자는 "투자 주체마다 구체적인 사업적 필요와 상업적 이해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성사된 정상 거래"라며 "사업 시너지와 성장 전략에 기반한 것이니 대가성 후원 프레임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IMS모빌리티가 2023년 6월 HS효성과 맺은 투자 계약서에는 35억원 투자 대가로 5년간 전기차 985대 판매를 요구, 미달 시 대당 355만 원 손해배상 조항을 뒀다. 특히 계약 후 3년 내 판매량이 328대에 못 미쳐도 같은 식으로 부족 대수당 355만원을 배상하도록 하는 중간 목표까지 설정됐다. 이를 두고 투자업계에서는 계약서만 보면 투자자인 효성이 철저히 리스크를 방지하려 한 모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