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임업체인 A회사는 출시한 게임이 '대박'이 나면서 많은 돈을 벌었다. A회사 노올자 대표는 자신이 평소 꿈꿔오던 리조트 사업을 해 보고 싶어 리조트 사업 및 건설 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C회사를 인수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A회사가 C회사를 직접 인수하려면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데, A회사의 많은 주주들은 리조트 사업에 부정적이었다. 이들이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A회사로서는 인수합병(M&A) 자금이 너무 많이 들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오자 노올자 대표는 고민에 빠졌다.
두 번의 상법 개정…다양한 형태의 M&A 가능
그러던 중 2012년 상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A회사 노올자 대표는 쾌재를 부르면서 전격적으로 합병을 단행했다. 2012년 상법 개정 전까지만 해도 합병대가는 합병 당사회사의 주식으로 한정하고 있었으나 2012년 상법 개정으로 '삼각합병'을 허용해 이런 제한을 풀었다.
A회사는 자회사인 B회사를 내세워 B회사가 C회사를 흡수합병하도록 한 뒤 합병 당사회사인 B회사 주식 대신 모회사인 A회사 주식을 대가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C회사를 인수했다. 이 때 합병회사는 B회사이지 A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A회사는 주주총회를 개최할 필요도 없었다.
당시 노올자 대표는 자신에게 필요한 사업은 C사의 리조트 사업만이었고, C사의 건설 사업은 합병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2012년 상법 개정 당시에는 이렇게 합병 대상회사의 일부 조직만을 삼각합병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C사 전체를 인수해야만 했다.
그런데, 작년 말 상법 개정에서 '삼각합병'뿐만 아니라, 삼각주식교환, 역삼각합병 및 삼각분할합병도 모두 허용했다. 현행법상으로 노올자 대표는 자회사인 B사를 내세워 C사의 리조트 사업만을 흡수합병하고 A회사 주식을 대가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C사의 리조트 사업만을 떼내어 M&A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국내 M&A 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크게 위축됐다. 이러한 M&A 시장 침체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것을 제약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돼 왔다는 반성적 고려 하에 시장 기능에 의한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통해 경제의 역동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같이 2차례에 걸쳐 상법이 개정된 것이다.
4년 전 상법개정…'삼각합병' 사례 적은 이유는
2015년 말 상법 개정은 아직 시행된지 얼마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2012년 상법 개정은 시행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2012년 11월 코스닥 상장법인인 주식회사 네오위즈게임즈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엔엔에이와, 주식회사 네오위즈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네오위즈아이엔에스의 '삼각합병' 외에는 아직까지 삼각조직재편과 관련한 공식적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위 합병의 경우 M&A 자체보다는 계열사간의 구조조정의 목적이 강했던 것으로 이를 본격적인 M&A 활성화의 신호탄으로는 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기업구조조정·Cross boarder M&A 활성화 계기로 삼아야
위와 같은 삼각조직재편제도의 장점으로는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사주를 이용해 기업을 매수할 수 있다는 점 △매수모회사가 사실상 다른 회사를 인수하면서도 그 다른 회사의 책임을 포괄승계하는 것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 △매수모회사의 주주총회 결의 및 주식매수청구권의 회피가 가능하다는 점 △그룹의 유지 및 그룹 내의 조직재편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외국회사가 국내회사와 합병하고자 할 때 국내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그 자회사와 국내회사를 합병하면서 매수모회사인 외국회사 주식을 교부하는 방식의 크로스보더(Cross boarder) M&A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각합병'을 비롯한 '삼각주식교환, 역삼각합병 및 삼각분할합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세금'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세법상으로 두 개의 회사 사이에서 M&A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만 과세이연제도를 적용하고, 삼각방식의 M&A에 대해서는 과세이연에 관한 특례가 없다. 이와 같은 과세혜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회사들 입장에서는 삼각합병 등에 대한 유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목소리이다.
또한 앞서 말한 장점들은 당해 회사 또는 대주주의 입장에서 장점이라는 것이지 소수주주 또는 채권자 등 다른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게 되어 문제라는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A회사 입장에서는 주주총회의 결의를 피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A회사의 소수주주 입장에서는 자신이 M&A에 대한 의사결정에서 제외되고 주식매수청구권도 행사할 수 없다는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나아가 매수모회사의 책임재산 감소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수모회사의 채권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비판적 여론으로 인하여 국내 대기업들이 삼각조직재편제도 활용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선례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들도 그 활용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삼각조직재편제도는 많은 장점을 가진 제도이고 특히 기업구조조정 및 Cross boarder M&A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제도이므로 세금 문제, 이해관계자 보호 등의 가시화된 문제들을 입법화를 통해 해결함으로써 삼각조직재편제도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법무법인(유한) 바른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도형 변호사는 2002년 제44회 사법시험(연수원 34기)에 합격했다. 한국증권법학회 이사, 금융보험법연구회 간사 등 금융·증권·자본시장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겸임교수(금융법실무)를 맡고 있다.
A회사는 자회사인 B회사를 내세워 B회사가 C회사를 흡수합병하도록 한 뒤 합병 당사회사인 B회사 주식 대신 모회사인 A회사 주식을 대가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C회사를 인수했다. 이 때 합병회사는 B회사이지 A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A회사는 주주총회를 개최할 필요도 없었다.
당시 노올자 대표는 자신에게 필요한 사업은 C사의 리조트 사업만이었고, C사의 건설 사업은 합병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2012년 상법 개정 당시에는 이렇게 합병 대상회사의 일부 조직만을 삼각합병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C사 전체를 인수해야만 했다.
그런데, 작년 말 상법 개정에서 '삼각합병'뿐만 아니라, 삼각주식교환, 역삼각합병 및 삼각분할합병도 모두 허용했다. 현행법상으로 노올자 대표는 자회사인 B사를 내세워 C사의 리조트 사업만을 흡수합병하고 A회사 주식을 대가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C사의 리조트 사업만을 떼내어 M&A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국내 M&A 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크게 위축됐다. 이러한 M&A 시장 침체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것을 제약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돼 왔다는 반성적 고려 하에 시장 기능에 의한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통해 경제의 역동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같이 2차례에 걸쳐 상법이 개정된 것이다.
4년 전 상법개정…'삼각합병' 사례 적은 이유는
2015년 말 상법 개정은 아직 시행된지 얼마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2012년 상법 개정은 시행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2012년 11월 코스닥 상장법인인 주식회사 네오위즈게임즈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엔엔에이와, 주식회사 네오위즈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네오위즈아이엔에스의 '삼각합병' 외에는 아직까지 삼각조직재편과 관련한 공식적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위 합병의 경우 M&A 자체보다는 계열사간의 구조조정의 목적이 강했던 것으로 이를 본격적인 M&A 활성화의 신호탄으로는 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기업구조조정·Cross boarder M&A 활성화 계기로 삼아야
위와 같은 삼각조직재편제도의 장점으로는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사주를 이용해 기업을 매수할 수 있다는 점 △매수모회사가 사실상 다른 회사를 인수하면서도 그 다른 회사의 책임을 포괄승계하는 것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 △매수모회사의 주주총회 결의 및 주식매수청구권의 회피가 가능하다는 점 △그룹의 유지 및 그룹 내의 조직재편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외국회사가 국내회사와 합병하고자 할 때 국내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그 자회사와 국내회사를 합병하면서 매수모회사인 외국회사 주식을 교부하는 방식의 크로스보더(Cross boarder) M&A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각합병'을 비롯한 '삼각주식교환, 역삼각합병 및 삼각분할합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세금'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세법상으로 두 개의 회사 사이에서 M&A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만 과세이연제도를 적용하고, 삼각방식의 M&A에 대해서는 과세이연에 관한 특례가 없다. 이와 같은 과세혜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회사들 입장에서는 삼각합병 등에 대한 유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목소리이다.
또한 앞서 말한 장점들은 당해 회사 또는 대주주의 입장에서 장점이라는 것이지 소수주주 또는 채권자 등 다른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게 되어 문제라는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A회사 입장에서는 주주총회의 결의를 피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A회사의 소수주주 입장에서는 자신이 M&A에 대한 의사결정에서 제외되고 주식매수청구권도 행사할 수 없다는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나아가 매수모회사의 책임재산 감소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수모회사의 채권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비판적 여론으로 인하여 국내 대기업들이 삼각조직재편제도 활용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선례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들도 그 활용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삼각조직재편제도는 많은 장점을 가진 제도이고 특히 기업구조조정 및 Cross boarder M&A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제도이므로 세금 문제, 이해관계자 보호 등의 가시화된 문제들을 입법화를 통해 해결함으로써 삼각조직재편제도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
관련기사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