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제상황
일반 사기업, 사인(私人)과의 계약과는 달리 국가와 지자체, 공기업(이하 '국가 등'이라고 통칭)과의 계약에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이 적용돼 독특한 법률문제를 발생시킨다. 그런 계약을 체결할 때의 주의사항을 정리했다.
◇ 체크리스트
구두 합의만으로 계약이 성립하는 게 원칙이지만, 국가 등과의 계약에는 구두 합의만으로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원래 사인 간의 계약은 구두 합의만 있어도 계약이 성립하지만 국가와 지자체, 공기업과 계약을 할 때는 구두 합의만으로는 계약이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구두 합의만 믿고 일을 진행하다가 나중에 낭패를 볼 우려가 있다.
국가 등과의 계약에는 국가계약법이라는 특별법이 적용된다. 사인들 간의 계약에는 당사자 간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국가 등과 계약을 할 경우 그 계약 집행에는 국가 예산이 사용되므로 계약이 제대로 체결되는지 간섭하기 위한 '시어머니'가 등장하는데 그게 바로 국가계약법이다.
국가 등과 계약할 때는 국가계약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 반드시 계약서에 포함돼야 하고 담당공무원과 계약상대자가 계약서에 기명, 날인 또는 서명해야만 유효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가계약법 제11조에 따르면 국가 등과 계약할 때는 △계약의 목적 △계약금액 △이행기간 △계약보증금 △위험부담 △지체상금(遲滯償金) △그밖에 필요한 사항이 반드시 포함된 계약서가 작성돼야 한다. 필수사항이 누락된 계약서로 계약하면 그 계약은 무효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계약서가 아예 작성되지 않은 경우(말로만 서로 합의한 경우)는 물론, 계약서가 작성됐다고 해도 국가계약법에 규정한 내용이 빠졌다면 그 계약은 무효다.(대법원 2009년 12월24일 선고 2009다51288 판결 외 다수). 따라서 그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한 것으로 믿고 일을 진행한 사람은 피해를 볼 수 있다.
다만 △계약금액 3000만원 이하 △경매에 부칠 때 △물품매각에 있어 매수인이 즉시 대금을 납부하고 그 물품을 인수하는 경우 △각 국가기관 및 지자체 상호 간에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전기·가스·수도의 공급계약 등 성질상 계약서의 작성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계약서 작성이 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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