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헌법 재판관들 /사진=뉴스1

장애인 등의 보행을 원활히 하도록 돕는 의지·보조기 제조업자가 전문 자격을 갖춘 의지·보조기 기사를 1명 이상 두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이같은 내용을 규정한 장애인복지법 제69조 제2항 등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의지·보조기 기사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고, 기사를 두지도 않은 채 교정용 신발을 제작·판매했다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A씨는 해당 법 조항의 의지·보조기 개념이 불명확해 교정용 신발이 이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의지·보조기 기사가 교정용 신발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없는데도 이 자격이 있어야만 교정용 신발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자신의 직업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헌재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교정용 신발은 장애인복지법이 규정하는 '장애의 예방·보완 및 기능향상을 위해 신체를 보완하는 보조기'에 해당하는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의지·보조기는 장애인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장애인이 각자의 증상 및 상태에 맞는 의지·보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체장애에 대한 전문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적·체계적 지식을 갖춘 의지·보조기 기사들이 장애인의 상태를 교정하는 의지·보조기 제조에 반드시 관여하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애인의 생명과 건강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해당 조항이 이루려는 공익은 의지·보조기 제조업자가 1명 이상의 의지·보조기 기사를 둠으로써 받게 되는 제약에 비해 중대하다"고 밝혔다.